변화해야 사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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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택. 전 탐라교육원장/수필가

사람마다 습관이 있다. 습관은 천성인 것도 있지만, 대부분 살아가면서 후천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는 하루아침에 생기는 게 아니라 수없이 같은 행동을 반복하면서 자연스레 몸에 밴다.

우리들 마음속에는 좋고 나쁜 습관이 공존하고 있다. 언제, 어떤 행동을 할지 고민과 갈등 속에 산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다. 어떤 잣대를 들이대느냐에 따라 삶의 질도 달라지게 마련이다.

따사로운 햇살에 무르익어 가는 지난달. 초등학교 운동장에는 파란 하늘에 만국기가 펄럭이고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와 사람들의 북적거리는 소리들로 넘쳐났다. 운동회다. 지금은 학교마다 봄에 운동회를 연다. 그것도 평일이 아닌, 주말에 거행된다. 흘러나오는 음악도 동요가 아니라 대중가요다.

과거에 우리가 겪었던 운동회와는 사뭇 다르다. 가을철이 되어 홍시가 익어갈 때쯤이면 으레 운동회가 돌아온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마침내 한바탕 동네잔치가 벌어진다. 모든 사람들이 일손을 놓고 너나없이 학교운동장으로 모여든다. 부모들도 이날만큼은 동심으로 돌아가 자녀들과 어우러져 하루해가 가는 줄 몰랐다.

지금은 아름다운 추억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렸다. 부모님들이 직장생활에 얽매이고, 시간에 쫓기다 보니 운동회의 모습도 변했다. 세월의 무게를 느끼면서도 아쉬움이 남는다.

그 옛날 우리들의 놀이터였고, 모진 바람에 맞서 싸우면서 집을 보호하고 경계로 삼았던 올레길도 허물어져 버젓한 차동찻길이 됐다.

조상들의 숨결이 서려 있고, 모진 바람과 맞서 싸우면서 경계, 강풍, 우마의 침입을 막아 주었던 흑룡만리 돌담도 현대문명에 밀려 사라지고 있다.

사계절도 그 경계선이 무너졌다. 삼한사온이 들쑥날쑥하고 있다. 툭하면 폭우가 쏟아지고 태풍이 몰아친다. 모 일간지에 난 기사다.

가정에서 아버지와 아내의 역할도 평행선을 달린 지 오래다. 남편이 직장에 나가고 아내가 집안일을 본다는 것은 옛말이다.

남자가 설거지하고 집안일을 맡아 하는 시대가 돼 버렸다. 흐르는 세월을 누가 거스를까.

오늘날을 글로벌 시대라 한다. 그래서인지 세계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안방에 앉아 현장감 있게 볼 수 있다. 온 나라가 평평하게 만들어져 시공간을 넘어 개인, 국가, 지구촌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환경으로 변하고 있다.

과학, 경제 교육, 문화, 스포츠가 국경선을 넘나든다. 글로벌 시대는 흐름이자, 그것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지구촌 사람들의 호흡이다. ‘강남스타일’이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수많은 세계인과 함께 노래 부르고 춤추고 있는 것이 좋은 예다.

우주가 변하고 세계가 변하고 사회가 변하고 있다. 우리 것만을 고집스레 지키려 해선 안된다. 가정, 사회, 국가가 서로 소통하며 상생하는 세상이 돼야 한다. 그것만이 살아남는 길이다.

하루를 마감하고 지는 해가 저리도 고을 수가 없다. 이승과 저승을 마음대로 넘나들 듯 해탈한 수행자의 모습 같다. 해 설핏하더니 어느새 우주가 어둠속으로 점점 빠져들고 있다. 또 하나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내일은 또 어떤 해가 뜰까.

현실의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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