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진피를 제2의 인삼으로...
명품 진피를 제2의 인삼으로...
  • 제주일보
  • 승인 2016.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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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진피(귤껍질)<下>

한 약 재로 쓰 이는 진 피는 귤 나 무 C i t r u s u n s h i u Markovich 또는 Citrus reticulata Blanco의 잘 익은 열매 껍질이다. 일반적으로 노지에서 재배되는 온주밀감의 껍질을 쓰면 된다. 한의학적으로 정체된 氣를 돌리는 ‘理氣藥(이기약)’의 대표적인 약재로서 요즘에는 항산화, 항비만에 대한 연구도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약재 외에도 귤껍질은 가정에서 차로도 음용이 가능하다. 한 보고서에 의하면 이 경우 80도에서 먹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높은 온도에서 타서 먹는 것이 효능 면에서는 뛰어나지만 쓴맛과 떫은맛도 동시에 증가한다. 반면 80도에서는 100도 못지않은 효능이 우러나오면서도 맛의 기호도 면에서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진피에 대한 그 가치와 효능을 제대로 알아주지 못한 것은 일차적으로 그 지역 사람들, 즉 우리 제주인들의 책임이라 생각한다. 흔한 껍질이란 인식이 강해서인지 아직도 한약재 중에서도 가장 저렴한 편에 속한다.

 

탐라순력도에서도 표현되듯 조선시대 제주도 귤은 별도로 과원을 조성하여 특별히 관리해야 하는 왕의 진상품이었다. 귤이 조정에 도착하면 임금은 성균관 유생들에게 나누어 주면서 과거제를 시행할 정도로 귀하게 여겼다. 또한정조는 평소 자신도 귤차를 즐겨했을 뿐 아니라 어머니 혜경궁 홍씨가 아프면 항상 귤차를 끓여 올렸다고 한다.


최근 제주한의약연구원에서 발굴한 한 향토 문헌에 따르면 20세기 초반만 해도 제주 진피는 반하와 가격이 같았다.반하는 비교적 높은 고가의 한약재에 속한다. 불과한 세기 전만해도 진피는 그렇게 귀하게 대접받는 존재였다.가격과 가치는 다르다. 가격이 싸다고 곧 가치가 낮다는걸 의미하지는 않는다.


공기에 가격이 없다하여 가치가 없어지지 않듯이. 다만 그소중함을 모르기에 정당한 가치를 못 느끼고 있을 뿐이다.하지만 모두가 공히 그 가치와 소중함을 느끼는 순간 상황은 달라진다. 비로소 가격이 형성되기 시작한다


흔하디흔한 물이 적지 않은 가격에 팔릴 줄 누가 알았겠는가. 요즘 미세먼지 등으로 예민해진 대기오염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보자면 조만간 공기를 상품화해도 무리가 아닐듯싶다. 그 흔한 물이 성공적으로 상품화되었다면 진피는두 말할 필요도 없다. 더군다나 진피의 가치는 일시적 유행이나 단편적인 광고에 편승하며 기복을 보이는 여느 인기 건강기능식품들과는 근본부터 다르다. 앞서 살펴보았듯 영양과잉, 운동 부족인 현대의 생활 패턴과 맞물려 실제적 효능으로서의 가치가 비로소 화려하게 재조명 받을 여건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현대인에게는 가히 ‘진피는 제2의 인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와 같은 가치를 지녔기에 진피는 농약이나 중금속 등의품질관리를 철저히 한다면 분명 높은 부가가치를 실현할 수있다. 객관적 효능에다 검증된 기관으로부터 신뢰할 만한품질이 보장된다면 ‘삼다수’에 이은 또 하나의 제주 명품이생겨날 수 있다. 진피는 오래 묵힌 게 좋다고 하여 ‘陳皮(묵을 진, 가죽 피)’라고 쓴다. 중국에서는 10년 이상 묵힌 것이고가에 거래된다고 한다.

 

유명 위스키인 발렌타인이 30년산이라 하여 금가루를 뿌린 것도 아닐진대 100만원 넘게 호가하는 걸 보면 진피도 그러한 발전 가능성이 충분하다.한때 제주를 풍족하게 해주었던 귤, 그래서 대학나무라했던가. 그런데 요즘 FTA로 열대 과일들이 시도 때도 없이들어오면서 감귤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이렇게 감귤산업이 위기를 맞는 상황에서 약재로서의 진피는 전화위복의기회를 줄 수 있다. 과일보다 약재로서의 용도가 그 부가가치가 훨씬 더 크기 때문이다. 공급 과다로 간벌을 독려하는이때 공급 부족의 상황을 걱정한다면 너무 앞선 넌센스일까.


현대인의 습한 체질에 좋은 진피, 이제라도 우리가 제대로인식하고 그에 걸맞는 가치를 부여해주자. ‘진피를 金皮로!’

 

제주한의약연구원이 과제로 삼은 진피에 대한 연구 목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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