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 10년과 도민행복지수
제주특별자치도 10년과 도민행복지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김재범 정치부장
다음 달 1일 ‘제주특별자치도호’가 닻을 올린 지 10주년을 맞는다.

4개 시·군 폐지와 함께 단일 광역자치단체로 새 출발하며 ‘위대한 제주시대’에 대한 기대감과 설렘을 가졌던 도민들이 얼마만큼 만족하고 있을 지가 궁금해진다.

지방자치의 새 지평이 열렸고, 제주사회의 변화 폭은 컸지만 전국의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특별함’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기대치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일 국무조정실에서 평가해 공개한 ‘2015년 특별자치도 추진 실적에 대한 성과 평가’ 결과 전체 평점은 80.89점으로 ‘양호’ 수준으로 나타났지만 설문조사에 의한 도민만족도는 65.38점으로 ‘보통’ 수준을 보였다. 도민들이 느끼는 행복체감지수는 그리 높지 않다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실제 실적 자료 등에 의한 성과 평가 결과는 투자 유치 등 항목 대부분이 ‘우수’ 또는 ‘양호’로 분류됐지만 설문조사 결과는 특별자치도 출범 및 정책 만족도, 자치경찰 서비스 주민 만족도 등 항목 대부분이 ‘보통’으로 나타나 비교가 됐다.

제주도가 최근 특별자치도 10주년과 민선 6기 2주년을 맞아 분야별로 개최하는 토론회에서도 제주도정에 대한 불만족을 거침없이 표출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게 나온다.

제주도와 제주新보가 지난 9일 ‘제주농정 평가와 향후 과제’를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도 농업인 등 2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룬 가운데 주제발표자와 지정 토론자는 물론 방청석의 플로어 토론까지 열기를 뿜어냈다.

“농업 정책에 대해 신뢰를 하지 못하고 있다”, “농가 부채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심각하다”, “고품질 감귤 안정생산 구조 개혁을 추진하면서 농가 여론 수렴했다는데 피부로 못 느낀다”, “귀농·귀촌 농업인 만큼 제주농업인도 지원해달라”, “폭설·냉해 피해 때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했다”…. 이를 지켜본 참석자들은 토론회가 끝난 후 “이게 민심이다”라는 말을 내놓았다.

실제 생명산업인 농산물 가격은 해마다 등락 폭이 큰 데다 감귤의 경우 2년간 가격이 폭락하면서 농가에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또 농가 부채는 지난해 6185만원으로 전국 평균보다 갑절 이상 많은 1위의 불명예를 안고 있다.

다행히 제주의 주력산업 중 또 다른 한 축인 관광 분야는 관광객 수가 2006년 531만명에서 지난해 1366만명으로 급증하면서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하지만 실제 관광 수입이 도민 가계로 실핏줄처럼 퍼졌는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도 많아 관광 수익의 지역 환원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양질의 일자리가 적은 여건 때문에 도내 근로자의 근로소득은 전국 최하위권이다.

국세청의 ‘2015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2014년 제주지역 근로자의 근로소득 연말정산 연평균 급여액이 2659만원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제주지역 가계 빚은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8조2000억원으로 집계, 1년 새 증가율이 31.3%로 전국 평균보다 3배 이상 앞지르며 경고음이 켜진 상황이다. 이 때문에 도민들이 느끼는 행복지수는 ‘특별한 제주’의 매력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최근 제주도의 조직개편으로 불거진 공무원 수의 증가와 고위직 양산 등 행정조직의 비대화와 전국 1위 인건비 비중은 누구를 위한 행정구조개편이었느냐는 논란을 확산시키고 있다. 도민 사회 일각에서는 공무원이 특별자치도 수혜 대상 1순위라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온다.

이제 새로운 10년이 도래할 때는 2006년 7월 1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울려 퍼진 특별자치도 출범식 메아리가 열매를 맺기를 기대해본다. 당시 대통령은 영상메시지를 통해 “축복받은 자연과 문화를 잘 가꾸고 경쟁력 있는 산업을 육성, 세계인이 사랑하는 평화와 번영의 섬을 만들어 달라”고 전했고, 국무총리는 “특별자치도라는 빛나는 날개를 달고 세계 속의 제주로 한껏 비상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