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저지오름-엄마 자궁 같은 분화구가 거대 원시림을 잉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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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짖오름은 경사가 원만해 쉽게 오를 수 있다. 사진은 정상에서 본 한라산 모습

한경면 저지리 저지예술마을 초입에 위치한 저지오름. 저지오름(楮旨岳)이란 이름은 닥나무(楮)가 많아서 생긴 호칭이다.


과거 저지오름은 나무가 없는 민둥오름이었다. 1962년 마을주민들이 소나무를 심었고, 1978년에는 삼나무를 심어 산림을 가꾸고 길을 닦아 오름 둘레길을 만들었다. 그것이 지금저지오름의 모습이다. 대한민국은 일제 강점기와 6·25 한국전쟁 등을 거치면서 황폐해진 국토를 복구하고자 1970년부터 산림녹화정책을 실시했다. 제주에서도 이 정책으로 오름에 나무를 심기 시작했고, 저지오름도 그 중 하나가 됐다.


해발 239m의 높지 않은 오름은 경사가 완만하고, 둘레길의 총 길이는 1540m이다. 오름에는 왕초피나무, 합다리나무, 예덕나무, 까마귀베개, 까마귀쪽나무, 곰솔, 삼나무 등 220여 종 2만여 그루가 넘는 나무가 분포돼 있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오름 입구는 현무암으로 된 돌계단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돌계단을 다 오르면 양쪽으로 길이 갈리는데, 어느 쪽으로 가더라도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소요시간은 30~40분 정도면 충분하다.


정상에선 고산 앞바다의 차귀도와 수월봉, 비양도, 남쪽으로 산방산의 절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또한 나무 전망대가 있어 잠시 쉬어 갈 수 있고 설치된 망원경으로 마을 구석구석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정상에서 전경을 봤다면, 이제 분화구를 둘러보자. 분화구는 둘레 800m, 직경 255m, 깊이 62m 규모로 낙엽수림과 상록수림이 빼곡하게 자리해 원시림을 연상케 한다. 저지오름의 분화구는 다른 오름과 달리 내려갈 수 있는 360여개 나무계단이 있다. 계단 밑에는 작은 쉼터까지 있어 분화구만이 가지는 고요함과 아늑함을 느낄 수 있다. 과거 분화구 밑에서 마을 사람들이 유채, 보리, 감자 등과 같은 작물도 재배했다고 한다.


저지오름은 힘들지 않게 누구나 오를 수 있다. 하지만 여느 산보다 울창한 숲을 만날 수 있다. 뒷동산을 오르듯 가볍게 나선다면 숲이 주는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저지오름은 2007년 산림청이 주최한 ‘제8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국내 가장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된 바 있다. 또한 올레 13코스의 종착점으로 많은 오르미들과 올레 탐방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오름이다.

 

▲저지오름 주변 마을길


저지오름 주변은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보거나 가봤던 유명 관광지인 저지문화예술인마을, 분재예술원인 생각하는 정원, 야생화원인 방림원 등이 위치해 있어 볼거리가 풍부하다. 그러나 관광지가 따분하다면 마을길을 둘러봐도 좋다. 이 곳은 집들마다 돌담들이 이어져 있어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돌담 넘어엔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감귤나무가 무성하다. 지금은 아직 익지 않은 푸르스름한 모습이지만 수확철이 되면 주황빛 탐스러운 감귤들이 열려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한편 한경면 저지마을은 저지오름과 곶자왈의 수려한 생태자원, 감귤과 약초를 재배하는 생활양식, 허리굿당·할망당 등의 전통문화 등이 융화된 것을 인정받아 2012년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제4호’로 지정됐다. 이와 함께 2007년 12월에는 행정자치부 주최 ‘살기좋은 지역 만들기’ 우수 지역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참고 김승태 한동호 저 제주의 오름 368

 

김정은 기자 kje0317@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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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바다 2016-07-03 13:01:40
오타네요.
제목에 지지오름->저지오름 사진설명에 짖오름->저지오름

돌바다 2016-07-03 13:00:49
오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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