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는 삶의 촉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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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철 제주대학교 화학·코스메틱스학과 교수>

매화나무는 겨울과 봄의 묘미를 되씹게 하며, 매화는 꽃을 강조한 이름이다. 이의 열매를 강조할 때는 매실나무라 한다. 잎보다 꽃이 먼저 피는 매화는 다른 나무보다 먼저 자연에 웃음과 향기를 선물한다. 그래서, 매실나무를 백화(百花)의 선구라는 뜻으로 ‘화괴(花魁)’라 한다.


매화나무는 꽃이 일찍 피기 때문에 ‘조매(早梅)’, 추운 날씨에 들어내기 때문에 ‘동매(冬梅)’, 눈 속에 웃기에 ‘설중매(雪中梅)’라 한다. 꽃 색이 희면 ‘백매(白梅)’, 붉으면 ‘홍매(紅梅)’라 칭한다.


식물은 제철을 맞으면 어김없이 꽃을 피운다. 매화처럼 산수유, 개나리, 목련 등도 기온 상승에 민감하다. 이들에게는 기온 상승이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식물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꽃을 피우는 개화 호르몬을 분비한다.


식물들은 자연을 가꾸고 인간을 비롯한 동물을 살린다. 그러나, 식물은 스스로 움직일 수 없어 변화무상한 날씨와 사시사철 변하는 기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특히 개나리는 추운 겨울에도 며칠 간 기온이 상승하면 제철을 잊고 꽃을 피운다. 자연현상 속에서 식물들이 종족을 보존하면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할려는 노력이 눈물겹다.


이들은 기온, 일조량 등의 급격한 변화에 의해 스트레스를 받으면 후손을 남기기 위해 자신이 이용할 수 있는 모든 에너지를 꽃을 피우는데 쏟고, 빨리 열매를 맺고 씨앗을 형성한다. 이것이 바로 “스트레스 개화 이론”이다.


이 스트레스 개화 이론을 이용하여 식물에 적절한 스트레스로 자극을 줘 비상 시에 꽃을 피워 종족을 보존·번식하고, 식량난을 해결하는 것도 의미있는 과정이다. 물론 적절한 스트레스는 인간에게도 삶의 촉매이며, 발전의 윤활유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가만히 있어도 심장이 뛰고, 눈시울이 붉어지고, 혈압이 높아지면서 에너지 소모량이 증가한다. 이 때 체내에서 카테콜아민(catecholamine)이나 코티솔(cortisol)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 등이 분비된다.


건강한 상태에서는 코티솔 분비는 일반적으로 24시간 주기로 변하는데 오전 6 ~ 8시 사이에 가장 높았진 후, 오전 11시경부터 떨어지기 시작해 밤 12시에서 새벽 2시 사이에 가장 낮아진다. 오전에 코티솔 분비가 가장 높은 것은 하루의 스트레스에 대비하고 에너지를 축적하기 위해서다.


스트레스를 지속적으로 받으면 코티솔 수치가 계속 높은 상태로 유지된다. 코티솔 수치가 높은 상태로 지속되면 비만, 고혈압, 당뇨, 피로, 우울증, 기분저하, 성욕감퇴 등이 생길 수 있을 것이다.


카테콜아민에는 아드레날린, 노르아드레날린(noradrenaline), 도파민 등이 있으며, 이들은 분포, 생리작용 등이 각각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들의 역할을 살펴보는 것도 삶에 유익할 것이다.


동물실험에 의하면 체내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카테콜아민이라는 화합물이 기억 공고화를 향상시킬 수 있는 것으로 밝혀진 연구도 있다. 이 카테콜아민을 높일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규칙적인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다.


갑작스럽게 난관에 봉착하면 노르아드레날린, 중압감을 느낄 때는 아드레날린이 왕성하게 분비된다. 도파민은 창의력을 활성화시키고, 뇌의 쾌감을 증가시킴으로써 불쾌한 일을 잊게 하는 유용한 작용을 한다.


식물도 스트레스와 자연환경에 순응하며, 이들을 이용하고 자신의 존재 가치를 표현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특히 만물의 영장인 인간도 적당한 스트레스를 즐기면서 규칙적인 운동과 함께 아드레날린, 노르아드레날린, 도파민 등 호르몬이 원활하게 분비되도록 하는 것은 정상적인 삶의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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