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현존하는 조선시대 最古의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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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심장 관덕정...중차대한 일 열려
▲ 568년 전인 1448년에 지어진 관덕정은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로 꼽히고 있다. 원래 병사들의 무예 훈련을 위해 창건됐으나 중요한 일을 이곳에서 개최했다


관덕정은 조선시대 건축물 중 오늘날까지 유일하게 남아 있는 최고(最古)의 유산이다.

관덕정은 1448년(세종 30) 제주목사 신숙청이 병사들의 무예 수련을 위해 제주시 삼도2동 현 위치에 훈련청으로 창건했다. 올해로 568년의 연륜을 맞이했다.

건축면적은 224.8㎡로 앞면 5칸, 옆면 4칸 규모에 팔(八)자 모양을 한 팔작지붕으로 지어진 단층 목조 건축물이다. 지붕은 28개의 민흘림기둥으로 떠받치고 있다.

 

▲ 관덕정 현판은 본래 안평대군의 글씨였으나 소실되자 영의정 이산해가 썼다. 현판 뒤로는 호남제일정, 탐라형승 편액이 걸려 있다.

관덕(觀德)은 예기 사의편에 ‘사자소이 관성덕야(射者所以 觀盛德也)’란 문장에서 따왔다. 활을 쏘는 것은 높고 훌륭한 덕을 쌓는 일이라는 뜻이다.

관덕정은 조선시대에 8번, 일제시대 1번, 현대에 들어 2번 등 모두 11번이나 보수됐다.

창건 당시 현판인 ‘觀德亭’의 편액은 세종대왕의 셋째아들 안평대군의 글씨였으나 화재로 소실됐다. 현재의 글씨는 선조 때 영의정을 지낸 이산해가 썼다.

천정 보와 보 사이에 걸려 있는 ‘耽羅形勝(탐라형승·탐라에서 가장 뛰어난 곳)’의 큰 글자는
1780년(정조 4) 김영수 목사가 쓴 글씨다.

내부 서쪽 들보에는 1882년(고종 19) 박선양 목사가 쓴 ‘湖南第一亭(호남제일정·호남에서 으뜸가는 정자)’ 편액이 걸려 있다.

호남제일 편액은 관덕정을 포함해 전국에 5개가 있다. 전북 남원 광한루의 ‘호남제일루’와 전주 풍남문의 ‘호남제일성’, 전주에 세워진 ‘호남제일문’, 정읍 피향정의 ‘호남제일정’이다.

정자 내부에는 작자는 미상이나 대수렵도, 십장생도, 적벽대첩도 등 8점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관덕정은 수백 년간 제주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했다. 1702년(숙종 2) 탐라순력도에 그려진 관덕정 앞 활쏘기 대회에선 목사와 판관, 현감 등이 정자에 앉아 시합 상황을 지켜봤다.

이곳에선 과거시험인 승보시도 열렸다. 승보시는 원래 성균관 유생을 상대로 치러진 소과(小科)의 초시(初試)에 해당하는 시험인데 지방에서는 제주·개성·수원에서 시행됐다.

제주는 1639년(인조 17) 심연 목사가 조정에 건의해 과거가 실시됐다. 고시관 3원(員·9품 이상 관료에 붙이는 칭호)이 매년 2명을 뽑았고 소과 복시(覆試)의 응시자격을 주었다.

조선시대 백성들이 모여 큰일을 의논하거나 진상용 말을 점검할 때는 물론 중차대한 일도 이곳에서 열렸다.

제주성 서문 적거지에서 4년 4개월의 유배생활을 하던 중 67세에 숨진 광해군의 빈소는 관덕정에 마련됐고 전 백성이 모인 가운데 대제가 치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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