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엄마의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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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정 제주국학원 원장논설위원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라는 새 책의 제목이 시선을 끌었다. 1994년 4월 콜럼바인 고등학교에서 충격적인 총격사건이 있었다. 13명이 죽고 24명이 부상을 입었고 가해자인 두 소년은 자살했다. 17세였던 가해자 중 한 소년인 딜런 클리볼드의 엄마 수 클리볼드는 소년을 키우던 17년과 사건 이후 17년 동안 살아 온 아픔을 책으로 엮었다. 사고를 치는 청소년이 있다면 우리는 선입견으로 부모나 가정환경의 문제라로 치부하곤 한다. 그러나 딜런의 부모은 다정다감하고 아이에게 관심 갖고 사는 평범한 중산층 가정이었다. 딜런도 좀 내성적이지만 부모가 ‘햇살’이라고 부를 만큼 쾌활한 아이었지, 속 썩이지는 않았다고 한다.

사건 소식을 듣고 수 클리볼드가 학교에 달려가며 ‘우리 아이가 무사해야 할 텐데’ 걱정하면서 문득 내 아이가 가해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 부정적인 생각이 현실이 되었을 때의 충격은 상상이 갈 것이다. 그 후 딜런의 성장기를 되돌아보며 어째서 자신의 아들에게 이런 일이 벌어지는 지, 무차별 총격을 할 정도로 분노를 키웠는지 묻고 또 묻는 과정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학부모 상담을 하면 상담을 필요로 하는 부모는 대부분 두 가지 부류로 나누어 진다.

모든 것이 자신의 문제라고 하고 자책하면서도 해결을 못하거나, 자신은 좋은 부모인데 아이에게 왜 문제가 있는지를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전자인 경우는 자신의 교육 방침이나 아이를 대하는 태도가 진짜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는 것이고, 후자인 경우는 우리 아이를 잘 알고 있다고 엄마가 착각하는 것이다. 아이가 괜찮지 않지만 괜찮아 보이다가 문제가 생기면 ‘우리 아이가 그럴 리가’하는 것이다.

아이에게 엄마로부터 자주 듣는 말이 무엇이냐고 물어보고, 그 아이 엄마에게도 아이에게 무슨 말을 자주 하냐고 하면 서로 다른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청소년기를 넘어 가면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이 고민인지 아이가 말하는 것과 부모가 말하는 것이 다른 경우가 많다. 그 시기가 되면 이미 골이 깊어져 관계를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올바른 교육이 무엇일까 고민하게 된다.

사회적인 문제이고 사회적인 근본적인 치유가 당연히 필요하지만 당장 아이들을 어떻게 교육시킬 것인가.

첫째 가훈과 규칙을 정하고 그 울타리 안에는 자유롭게 키우는 것이다. 집안의 중심이 되는 가훈을 정하고 규칙을 함께 지켜나가면 세상을 살아가는 중심을 갖게 된다. 중심이 있는 아이는 자신감이 있고 좋은 가치관이 어떤 것인지 아는 것이다.

둘째 어릴 때부터 아이가 스스로 선택하고 선택에 책임지도록 하는 교육을 하는 것이다. 부모는 일을 잘하도록 조력자가 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부모가 문제를 해결해 주거나 무조건 방임하는 것이 아니다. 부모는 자녀가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주고, 아이가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셋째 정서적으로 작은 이상이라도 놓치지 않고 바로 반응해서 대화하는 것이다. 자녀는 부모로부터 인정받고 사랑받고자 하기 때문에 문제가 있어도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겉으로 작게 나타나는 정서적 이상이 속으로는 큰 문제일 수도 있다. 아이의 입장에서 대화하고 함께 고민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성공한 부모는 어떠한 부모인가? 자녀가 고민이 있을 때 부모가 제일 먼저 떠오르고 부모와 상담하는 부모라고 한다. 내 아이를 바라볼 때, 자신의 편견과 바람이 만들어낸, 엄마의 생각속에 존재하는 아이를 보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때다. 성공한 부모가 되려면, 내 아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바라보아야 한다.

내 방식대로 자녀를 사랑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자녀가 자신의 소유물이 아니며 하나의 인격체로 독립된 존재라는 의식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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