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투기판 벌인 ‘外地 떴다방’ 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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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열 아파트 분양시장에 어김 없이 등장하는 게 있다. 부동산 시장의 ‘독버섯’이라 불리는 ‘떴다방’이다. 떴다방은 아파트를 신규 분양하는 사무실이나 모델 하우스 부근에 임시 사무실을 차려놓고 영업행위를 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이들은 아파트 분양권을 사들인 다음 다른 사람에게 웃돈(프리미엄)을 받고 팔아넘겨 중간에서 차익을 챙기는 세력이다. 이들 떴다방이 활개를 치면 실제와는 달리 아파트 가격에 거품이 잔뜩 생겨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내 ‘꿈에 그린’아파트 분양 비리가 역시 그렇다. 경찰의 수사 결과를 보면 이 아파트 분양 과정에 외지 떴다방이 조직적으로 개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도내 아파트 분양사상 최고 경쟁률을 찍으며 세인의 관심을 불러 일으킨 이 아파트가 투기 열풍에다 악의적 투기 세력의 분탕질로까지 얼룩졌다. 씁쓸함을 넘어 개탄할 일이 아닐 수 없다. 경찰은 이 아파트 특별공급 과정에 부정과 비리 연루자 26명을 사법처리하고, 그 가운데 2명을 구속했다. 연루자 중 3명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외지인이었다.

청약통장 매수와 문서 위조, 분양 신청에 이르기까지 떴다방의 농간은 은밀하면서도 치밀했다. 가족관계증명서나 주민등록등ㆍ초본은 물론 임신 진단서까지 위조해 분양 당첨을 이끌어냈다. 그 동안 터져 나온 각종 비리 의혹이 결국 사실이었던 것이다. 드러난 비리 연루자에 대해선 엄중 처벌해야 마땅하다.

부동산 시장의 과열 속에서 ‘꿈에 그린’ 아파트 분양 비리는 어쩌면 예고된 일이었다. 아파트 분양 얘기가 나오면서 시중의 화제가 온통 거기에 쏠렸고, 1순위 청약 경쟁률은 최고 338대 1를 찍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실수요자들의 신청도 있었지만, 그 보다는 한탕주의에 눈이 먼 이들의 ‘묻지마 투기’에 그 원인이 있었다. 다시 말해 일단 당첨되기만 하면 수 천만원의 프리미엄이 조성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너도나도 거기에 동참한 거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법, 외지 투기세력들에겐 이 보다 좋은 먹잇감이 또 있었을까 싶다. 떴다방들의 투기장으로 변질된 아파트 분양 비리. 그 속에서 서민들의 내집 마련은 말 그대로 ‘꿈에 그릴’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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