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言)만 많은 정부의 말산업 육성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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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는 ‘말의 고장’ 이다. 말 사육 두수(지난해 기준)는 1만5081마리로 전국 말(2만6330마리)의 57.3%를 점유한다. 압도적인 수치다. 체험승마 인구도 39만5880명으로 국내 83만406명의 47.7%를 차지한다. 그런 점에서 제주는 국내 최고의 말산업 육성기반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달리 말하면 명실상부한 국내 ‘말산업의 메카’로 거듭 날 수 있다는 거다.

2014년에 대한민국 제1호 말산업 특구로 지정된 주된 이유다. 이에 오는 2017년까지 868억원이 투입되는 말산업 특화단지 조성계획이 수립됐다. 주요 사업은 에코힐링 관광마로 100㎞ 건설(10개 노선), 거점승용마 조련시설 건립, 승용마 생산기반 조성, 전문 인력 양성 등이다. 말 산업을 농축산업과 관광, 레저 등이 결합된 새로운 융ㆍ복합산업으로 육성, 발전시키기 위함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 사업이기에 기대감이 남달리 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용두사미’가 되고 있다. 정부가 거창하게 특구를 선정해 놓고는 정작 관련 예산 지원엔 인색하기 짝이 없기 때문이다. 투자 계획이 당초 868억원에서 690억원으로 무려 178억원(20.5%) 축소된 게 단적인 예다.

거기에다 국비 지원마저 지지부진하다. 2015년과 올해 등 최근 2년간 지원된 국비는 모두 69억원에 불과하다. 제주도 요구액(275억원)의 25%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말산업 특구 지정을 놓고 ‘생색내기’라는 비판이 나오는 건 그래서다. 제2호 말산업 특구인 경북(구미ㆍ영천ㆍ상주ㆍ군의ㆍ의성지역)과 제3호인 경기(용인ㆍ화성ㆍ이천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정부가 제1차 말산업 육성 종합계획을 제대로 실천하지 않은 결과다. 이와 관련해 위성곤 국회의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정부의 재정 투자 계획 이행률은 42%에 지나지 않는다. 금액으로 1079억원에 그쳤다.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정부의 말산업 육성 의지 실종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식이면 국내 ‘말산업 메카’는커녕 제주의 말산업이 오히려 뒷걸음 칠 수도 있다. 그러지 않으려면 정부의 전폭적인 국비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한데 지금으로선 전혀 그런 기미가 안 보이니 답답한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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