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 퇴치를 위해 박쥐둥지를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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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철 제주대학교 화학·코스메틱스학과 교수>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동·식물은 필요에 의해 존재한다. 산야에 존재하는 들꽃을 비롯한 수많은 식물, 호랑이, 박쥐, 균류 등도 자연생태계의 유지와 균형을 위해 필요한 것들이다.

 

식물성 플랑크톤은 해양 먹이사슬에서 맨 아래에 위치하는 1차 생산자다. 해양 오염이나 기후변화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아 해양 생태계 상태를 나타내는 지시자로도 중요한 위치에 있다.

 

지구상에서 호흡하는 산소의 50% 정도는 바다 속 플랑크톤이 만든 것이다. 이처럼 플랑크톤은 수십억 마리에 이르는 해양생물의 먹이이며, 산소 공급원이다.

 

이 플랑크톤과 마찬가지로 박쥐도 지구상에서 중요한 생물이다. 새처럼 날아다니는 유일한 포유류이다. 몸의 구조와 기능이 모두 날기에 용이하도록 발달되어 있으며, 거동도 나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밤하늘의 곡예사’라고 불리는 박쥐는 낮에 벌레를 잡아먹는 새와 교대로 밤에 해충을 삼키는 ‘대식가’이다. 이의 역할을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 수십억원어치 살충제를 뿌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이 박쥐는 눈이 아닌 귀를 이용해 어둠 속에서 장애물을 피하고, 모기와 나방 등을 자기 몸무게의 절반 정도를 잡아먹는다. 그래서, 이 동물의 눈은 대단히 작지만, 중요한 기능을 가진 귀는 얼굴의 반 정도 차지할 정도로 크다.

 

박쥐는 머리 뒷부분에서 만든 초음파를 입 또는 코를 통해 발사한 뒤 물체에 부딪혀 반사되어 오는 메아리를 귀로 수용·분석하여 사물을 정확하게 인식한다. 이 동물이 장착한 레이더 장치 성능이 대단히 뛰어난 것이다.

 

박쥐의 초능력을 인간이 모방한 것이 바로 임신부 태아 등을 탐지하는 초음파 의료기기이다. 앞으로도 초음파를 이용한 기술은 무궁무진하게 발전할 것이다. 물론 이런 기술은 친환경적이여야 한다.

 

빠른 박쥐는 조류 중 가장 빠른 비행속도(평균 속도; 200km/h 정도)를 가진 것으로 알려진 칼새에 도전할 정도라 한다. 보통 박쥐는 똑바로 날지만 때때로 급회전으로 방향 전환을 잘한다. 또한 이는 조류와 같이 귀소본능을 가지고 있다.

 

미국 등에서는 모기의 개체 수를 줄이기 위해 공원 나무 등에 박쥐집을 설치한다. 이 둥지는 낮 동안 박쥐가 머무르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다. 한 집에는 약 400마리의 박쥐가 기거할 수 있다.

 

지카 등 치명적인 전염병을 옮기는 모기 등 해충을 퇴치하기 위한 근본적인 방법을 고민한 끝에 박쥐를 생각하게 된 것이다. 관찰 결과에 의하면 박쥐 한 마리는 한 시간에 최대 1,000마리 정도의 모기를 잡아먹는다.

 

그래서, 박쥐는 모기약 등 살충제를 살포하는 것보다 효과적이고, 훨씬 경제적이고, 인체에 무해하며 자연생태계에 좋은 생물이다. 이런 생물의 생태를 연구하는 것은 중요하다.

 

독일인들이 ‘성모마리아 딱정벌레’라 칭하는 무당벌레가 친환경농업시대에 유익하고 흥미로운 존재라는 것을 소개(본보 2016년 02월 25일 자)한 바가 있다. 이처럼 박쥐들도 윤택한 인간 삶과 지구에 필요한 존재이다. 그런데 이들이 빠른 속도로 사라져 가고 있다.

 

우리 나라도 미국과 유럽처럼 박쥐를 친환경적 측면에서 보호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될 것이다. 유해한 화학물질을 멀리하고 건강한 백세를 영위하기 위해 자연속에 무당벌레와 박쥐가 호흡하는 것은 친자연적인 공장을 가동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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