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군산오름-제주 남쪽이 한 폭의 수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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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막을 치 모습 닮았다 해 이름 유래
분화구 없는 오름엔 ‘용의 뿔’ 같은 바위가
정상까지 좁고 험하지만 차로 오를 수 있어
▲ 군막을 친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 이름 붙여진 군산오름은 서귀포시 안덕면 창천리에 자리잡고 있다.

서귀포시 안덕면 창천리에 있는 군산오름은 생김새가 마치 군막(軍幕)을 친 것과 비슷하다고 해 군뫼(메), 산이 솟아날 때 굴메(제주어의 그림자)처럼 보여 굴메오름, 고려 목종 7년(1007년)에 화산이 폭발하니 성서로운 산 하나가 생겨났다고 해서 서산(瑞山)이라고도 불리는 등 유래가 다양하게 기록돼 있다.

 

분화구가 없는 오름은 바위 2개가 동쪽과 서쪽에 하나씩 서 있어 꼭 용의 머리와 같은 형상을 하고 있다. 예로부터 자리가 명당이라고 알려진 오름은 서쪽 경사면에 상예공동묘지가 있다. 또 과거 가뭄이 들었을 때 기우제를 지냈다고도 한다.

 

일주도로(1132번)과 한창로(1116)가 만나는 창천삼거리에서 서귀포시 방면 500m 지점의 오른쪽 길을 따라 1.3㎞를 가다 보면 군산오름 산책로가 보인다. 여기서 정상까지는 20분가량 소요된다.

 

군산오름은 대부분의 오름과 달리 차를 끌고 단번에 정상부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연로하신 부모님을 모시고 가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그러나 길이 좁고 험해 베테랑 운전자가 아니면 걸어서 오르길 권한다.

 

▲ 군사오름 정상에서 보는 전경. 대평리와 바다가 한눈에 펼쳐진다

정상에서 보는 풍경은 감히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황홀하다. 산방산과 송악산 수월봉, 모슬봉이 보이고 날씨가 좋을 때는 한라산 백록담까지 눈에 담을 수 있다. 중문관광단지부터 용수리, 모슬포항에 이르는 제주 남쪽 마을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을뿐더러 남쪽에는 코발트빛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시야를 가리는 어떤 장애물 하나 없다. 제주의 4분의 1을 볼 수 있다는 게 전혀 빈말이 아니다.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든지 시선의 움직임에 따라 달라지는 360도 파노라마 뷰는 그야말로 압권이다.

 

▲ 분화구가 없는 군산오름은 동.서쪽에 용의 뽈 같은 바위가 있다.

하지만, 정상은 길이 좁아 많은 등산객이 몰리면 오르기가 힘들다. 특히 과거 TV 인기 프로그램인 1박2일 촬영 장소로 유명세를 치른 오름은 주민뿐 아니라 관광객도 많이 찾는 장소다. 안전을 위해 등산객이 내려올 때까지 기다린 다음 둘러보길 권한다.

 

눈 호강을 했다면 잠시 귀로 들려오는 소리에 신경을 집중해보자. 선선한 바람 소리와 바람에 부딪히는 나뭇잎 소리, 온갖 새들의 지저귐은 등산하느라 지친 몸에 힘을 불어 넣어줄 것이다.

 

연일 가마솥 같은 불볕더위가 이어지는 이때 인공적인 에어컨 바람과 잠시 이별하고, 밖으로 나와 가볍게 오름을 오르며 자연과 동화되는 오감놀이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진지동굴

 

태평양 전쟁이 막바지에 이른 1945년 제주로 들어온 일본인들이 도민들을 강제로 동원해 만든 동굴이다.

 

동굴은 미국의 폭격기에 대비해 일본군들의 군수물자와 보급품 등을 보관하는 창고 역할을 했으며, 일본인들의 피난장소로 이용되기도 했다.

 

일본강점기의 잔해물로 우리에겐 가슴 아픈 역사의 상처가 남아 있는 현장이다.

 

현재는 전쟁 문화유산으로 지정돼 평화교육의 장으로써 보존·활용되고 있으며, 군산오름에만 무려 9개의 진지동굴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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