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의 정신 자세와 도민 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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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일. 제주대학교 명예교수

‘초잠식지(梢蠶食之)’란 말이 있다. 누에가 뽕 잎을 점점 갉아먹는다는 뜻으로, ‘잠식(‘蠶食)’이란 준말로 통용된다. 지금 제주는 요동치며 불타오른다. 땅값과 집값 폭등, 난개발로 인한 자연 훼손으로 심한 몸살을 앓는다.

왜 이런 현상이 생겼을까? 2006년 7월 1일 제주특별자치도 출범과 함께 ‘제주특별법’을 추진하면서 외국자본 유치란 미명하에 누구도 예기치 못하여 빚어진 짧은 생각 때문이다. 중국인에게 영주권 취득으로 임대권이 아닌 토지 소유권을 특별히 허가해 주었다. 특혜 조치에 편승하여 돈 많은 중국 부자들이 제주도의 땅을 매입하여 제주의 일부 건물과 땅 소유권이 중국인에게 넘어갔다. 마침내 그들이 땅 주인이 되었다. 그야말로 그들에게는 황금알 같은 보배나 진배없는 바오젠(寶健)이다. 그래서 신제주 일부가 바오젠 거리로 바뀌었고, 제주도가 마치 중국의 일개 성(省)인 양 변해 버렸다. 이는 중국인이 몰려오면서 빚어진 결과의 산물이다.

현재 제주지역 외국인 토지 점유 현황을 보면 6788필지 면적 8339㎡로 중국인 점유 비율이 면적 기준 50.2%와 금액 기준 75.6%을 차지한다. 중국인에게 의료 혜택까지 주어, 아무 거리낌 없이 자유롭게 드나들며 거주하도록 했다. 국제영어교육도시도 한몫을 한다. 돈 가진 부자들의 자녀가 다니는 특수층 학교가 된 셈이다. 또 신화역사공원도 도마에 오른다.

최근 제주도 인구가 10년 전에 비해 56만명에서 65만명으로 9만명(16%)이 증가했다. 이를 두고 최근 열린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10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한 발표자는 ‘제주가 살기좋은 곳’이기에 이주 인구가 증가했다고 말한다. 어찌보면 이 대답이 매우 매력적으로 들릴지 모른다.

그러나 머지않아 중화족 수가 늘어나 제주도를 완전 잠식하면, 주객전도가 되어 주인이 뒤바뀌게 된다. 직선제 제도 하에서는 중과부족으로 중화인이 도지사가 될 수도 있다. 고려 때 몽골족인 원나라가 약 100년 간 탐라를 지배한 치욕의 외세가 말해준다. 역사에는 가정이 없다지만 한 세대가 지난 30년 후에, 이 땅의 주인은 과연 누가 될까? 특히 중화족의 증가로 야기되는 문제점은 뭘까?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서 살아야 할까?

결국 ‘누구를 위한 제주특별법인가?’를 묻게 된다. 혁신과 변화를 표방한 ‘제주특별법’의 목표와 비전이 명확한지, 추진 동력이 될 관련 전문 기술은 충분한지를 우선 살펴야 한다. 명확한 비전과 올바른 방향성을 갖는다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제주 고유의 전통을 지키며, 끊임없는 경험과 지식을 축적하여 새로운 기술력을 쌓아 자강(自彊)해야 산다.

‘제주특별법 6단계 제도개선 추진 계획(안)’은 멀리 내다보며, 공명정대해야 한다. 공직자의 권력은 ‘뭔가 해낼 수 있는 힘’이지 ‘뭐든 할 수 있는 힘’이 아니다. 특별법을 단계성의 개념으로만 추진하면 많은 것을 놓치게 된다. 동시성의 개념으로 보완해야 한다. 특별법 6단계 추진 계획을 자꾸 단계적으로만 인식하는 데에는 또 다른 세속적 이유를 낳게 된다. 도민을 현혹하게 해서는 아니 된다. 임시방편의 눈가림이나 땜질 처방은 근본적이거나 원리적인 해결이 아니다. 색안경으로 보지 말고, 망원경과 현미경으로 살펴야 한다. 무엇보다 ‘내 땅 내가 지킴’을 마음에 새겨, 생명을 불어넣어야 한다.

청정 제주를 지키는 길은 뭘까? 도민과 공직자 모두 의식이 깨어야 한다. 고인 물은 썩는다. 제주도의 무궁한 발전을 위해 온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할 때다. 대한민국 제주도는 억만년의 터(땅)이니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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