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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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상문 영남대 교수 문학평론가/논설위원

행복이란 무엇인가? 이 질문은 인류의 탄생과 함께 오늘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져 온 물음이다.

사람들은 한 번도 행복해본 적이 없었던 것처럼 행복해지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하며 행복에 집착한다. 행복해 질 수만 있다면 그 어떤 대가도 치르고 어떤 가치도 희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유·평등·인권·사랑과 같은 이념은 모두 이 세상을 영위해 가는데 있어 결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가치들이지만, 인간을 행복하게 만들어주지 못하다면 이들도 아무 소용이 없다고 여긴다.

정치가들도 한결같이 ‘국민의 행복’을 구호로 외친다. 국민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정치의 목표라는 사실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은 없지만, 이들의 구호는 헛된 것이기 일쑤다. 사람들은 이 지상의 어떤 고귀한 가치와 이데올로기도 인간에게 만족스런 행복을 만들어 주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이 행복을 위해 바쳐지고 ‘행복한 삶’은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된 화두가 되었다. 그렇다면 개인적으로든 사회적으로든 우리는 과연 어떻게 해야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을까? 또한 나에게 행복의 조건은 무엇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흔히 행복은 ‘잘 사는 것’과 동일시된다. 소크라테스가 ‘사는 것’과 ‘잘 사는 것’을 구별하듯이, 우리가 행복하다고 말하기 위해서는 단지 사는 것이 아니라 잘 살아야 한다. 그러나 좋은 옷을 입고 좋은 음식을 먹고 좋은 집에 거주하면서 만족하게 살면 ‘잘 사는 것’이고 행복한 것이며, 그렇지 않으면 그냥 ‘사는 것’이며 불행한 것인가.

만약 우리가 행복을 오직 개인의 주관적 감정에 의존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사람들은 좋은 삶을 살고 있지 않으면서도 행복할 수 있다.

오늘과 같은 고도 자본주의사회에서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행복의 조건이 재화라고 할 때, 어떻게 하면 부를 획득하고 축적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는 현대인간들에게 공통된 과제임이 분명하다.

부의 축적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은 갈등과 불행을 겪게 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많은 것을 원하지 않고, 오히려 적은 것에도 만족할 줄 아는 것이 곧 행복의 조건이라고 주장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물론 커다란 성공을 바라지 않고 현실 그대로에 만족하기만 한다면 불행과 거리를 둔 삶을 살아갈 수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이러한 주장을 액면 그대로 수용하기는 힘들다. 아무리 소박하고 욕망 없는 삶을 살아간다 하더라도 인간이 살아가면서 정하는 목표나 꿈이 전혀 없을 수는 없고, 물질적 성공이나 사회적 출세를 목적으로 한 삶의 경우 실패의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스스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꿈과 희망이 성공하지 못할 경우 쉽게 불행의식에 빠져들게 된다.

성공이 갖는 의미는 다분히 상대적일 수 있다는 점에서 자신의 성공이 곧 타인의 실패를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고, 또한 그 반대일 수도 있다. 여기서 다시 성공과 실패를 결정할 수 있는 절대적인 기준은 무엇인가 라는 의문은 자연스럽게 제기된다.

그 일차적인 답변은 개인적인 삶의 가치와 연관되어 있다는 점에서 이런 구분 자체가 사실 무의미할 수 있다. 사람에 따라 성공은 했지만 그의 삶이 행복하거나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는 흔히 볼 수 있다. 아무리 물질적으로 성공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가 반드시 행복한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는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이다.

우리의 진정한 행복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우리가 살아가면서 놓쳐버린 작고 소중한 가치들을 정말로 귀중하게 여기는 마음가짐에 진정한 행복이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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