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미안하다고 하면 받아줘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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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혜 엄마와 아이가 행복한 세상 '키움학교' 대표

고등학교 1학년 딸아이는 평소 그리 다정다감한 편은 아니다. 하지만 삼남매의 장녀로써 자기 할 일은 똑부러지게 해서 부모 걱정을 안시키는 편이라 신뢰가 깊다. 그런데 가끔 자기 마음에 안드는 문제가 있다거나 자기가 바라는 대로 일이 해결되지 않을 때는 벌컥 화를 내어 엄마를 당황스럽게 한다. 조금 후엔 “엄마 미안해!” 하고 사과를 하는데 그렇게 받아들이는 게 바람직한지 엄마는 걱정스럽다.


▲사과할 수 있는 용기
잘못을 저지르거나 실수를 했을 때 합리화나 변명을 하는 경우에 비한다면 자녀가 자기 잘못을 시인하고 상대방에게 말할 수 있다는 것은 아주 용기있는 일이다. 자존감있게 키운 자녀는 이렇게 강요하지 않아도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해온다. 그런 점에서 이 어머니는 자녀교육을 잘해왔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 고등학생인 딸이 사과를 해왔을 때 어떻게 받아들여야 부모로서의 몫을 훌륭하게 보여주는 것일까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선 무엇에 대한 사과인지 확인해주자. 예를 들어 치킨이 먹고 싶은데 사주지 않아서 화를 냈다면 치킨 사달라고 했던 것에 대한 사과인지, 그렇게 화를 낸 것에 대한 사과인지...


문제에 대해서 불평일 수 있고, 그 문제를 나타내는 방법에 대한 감정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물론 대부분 감정의 문제일 것이다. 일단 거기서 자녀에게 이겼다고 생각하고 훈계를 하거나 비난을 해서는 안되는 일이다. “우리 00가 이렇게 사과를 해주니 엄마가 불편했던 마음도 사라지는구나. 고맙다.”하고 일단 잘 받아들여야 한다.


▲사과는 다신 안 그러겠다는 약속이다
그리고 한 가지만 더 이야기 해주자. 사과를 한다는 것은 자기 잘못을 시인하고 상대방에게 그 마음을 전달하는 일이기도 하고, 스스로에게는 다신 그런 실수를 하지 말아야지 하는 다짐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엄마에게 사과해온 자녀에게 어떤 게 문제인지도 알려주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번에 사과를 한다는 것은 다시는 그렇게 감정을 노출시켜 엄마를 당황하게 하지 않겠다는 약속인 건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자녀는 어떤 문제 때문에 불쾌한 마음을 전달하려 했는데 벌컥 목소리를 높이고 표정을 일그러뜨리면 부모도 상처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래서 자기 마음에 안드는 상황에서조차 마음을 가라앉히고 차분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자녀가 되었으면 더 좋겠다는 말도 덧붙여준다. 그러면 궁극적으로 자녀는 감정을 정리해서 말해야 겠다는 새로운 목표가 생기게 된다. 그러면 어떤 사안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그 문제를 해결과는 과정에서 대인관계를 연습해서 사회생활을 미리 에방할 수 있는 방법까지 익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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