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무역협정(FTA)의 그늘
자유무역협정(FTA)의 그늘
  • 제주신보
  • 승인 2016.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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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기 사회2부장
우리나라에 마늘이 도입된 시기에 대한 자세한 기록은 없으나 이미 단군신화에 마늘이 등장한다.

삼국유사에 곰과 호랑이가 환웅에게 사람으로 환생하게 해 달라고 빌었더니 환웅이 마늘 20통과 쑥 한자루를 내리면서 “이것을 먹고 100일 동안 햇빛을 보지 않으면 사람이 되리라”고 했다는 내용이 전해진다.

호랑이는 이를 지키지 못했으나 곰은 이를 지켜 21일 만에 웅녀로 환생했다는 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마늘은 우리 민족의 역사와 함께 한 음식이다.

삼국사기에도 ‘입추(立秋) 후 해일(亥日)에 마늘밭에 후농제(後農祭)를 지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볼 때 이미 통일신라 시대에 마늘이 약용 및 식용작물로 재배되었음을 알 수 있다.

마늘은 강한 냄새를 제외하고는 100가지 이로움이 있다고 해 ‘일해백리(一害百利)’라고 부른다.

실제로 전문가들에 따르면 마늘에는 강력한 살균 및 항균 작용 및 강장효과, 동맥경화 개선, 신체노화 억제, 고혈압 개선, 당뇨 개선, 항암작용 등 다양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29일부터 30일까지 마늘 주산지인 서귀포시 대정읍에서 ‘2016 대정암반수 마농 박람회’가 열렸다.

마늘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소비를 촉진시키기 위해 마련된 이번 박람회에서는 마늘을 주재료로 해 만든 마늘소시지, 마늘커피, 마늘 환 등 마늘 가공제품을 비롯해 각종 농산물이 전시·판매됐다.

올해산 마늘 수매가가 지난해에 비해 큰 폭으로 올랐지만 축제장을 찾은 일부 농민들의 얼굴에서는 환한 웃음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마늘제주협의회가 책정한 올해산 도내 마늘 수매가는 ㎏당 4200원으로 지난해 2500원 보다 1700원 올랐지만 마냥 올해처럼 좋은 가격을 보장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도내 마늘 수매가(1㎏ 기준)는 2011년산 3030원, 2012년산 3200원으로 정점을 기록한 후 2013년산 2700원, 2014년산 1750원으로 하락세를 보였고 2015년산도 2500원이었다.

올해산 마늘 수매가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중국산 수입 물량이 큰 폭으로 줄면서 전국적으로 마늘 재고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중국산 마늘 수입 규모에 따라 가격이 좌우되는 현실이 농가들이 마냥 웃을 수 없는 이유다.

실제로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6월 수입산 농식품 중 일부 품목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급등한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중국산 냉동마늘 가격은 ㎏당 2338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1% 상승했다. 중국 내 작황부진 및 재고물량 부족에 따른 산지가격 상승으로 수입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이다.

마늘 주산지인 대정농협 관계자는 “마늘 수매가가 인상된 것은 중국 내 마늘 소비가 늘어 수입 물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자유무역협정 체결 이후 국내산 마늘 가격은 중국산 마늘 수입 물량에 따라 좌우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실토했다.

소고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내 소고기 수요가 크게 늘면서 수입산 쇠고기 물량이 크게 줄어 한우 소비자 가격이 지난해 대비 큰 폭으로 올랐다.

최근들어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우둔’의 경우 지난 7월 기준으로 도내 시장 경락가격은 ㎏당 3만728원(이하 1++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만4147원) 대비 큰 폭으로 올랐다.

고급 부위로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채끝’도 지난해 7월 7만7828원에서 올해는 7만8038원으로 소폭 상승했다.

중국 내 농·축산물 생산 및 소비 패턴에 따라 우리나라 1차산업 농가들의 희비가 엇갈리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우려했던 자유무역협정(FTA)의 그늘을 피하기 위해 농가와 관계당국 모두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