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 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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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중 미디어국 국장

학교급식을 맨 처음 시작한 곳은 19세기 초 독일의 뮌헨이었다.

 

이른바 ‘스프식당’을 개설해 실업노동자들의 아동들에게 스프를 나눠주며 구호했다.

 

학교급식은 이후 영국·프랑스·노르웨이 등지로 파급됐는데 그 비용은 주로 자선단체나 독지가가 부담했다고 한다.

 

20세기 들어서부턴 국가가 학교급식을 책임지고 있다.

 

장래 나라의 중추가 될 학생들에 대한 충분한 영양과 건강이 강조된 거다.

 

영국은 1944년 학교급식법을 제정했고, 미국은 잉여농산물을 학생급식에 이용하다가 1946년 연방법으로 학교급식을 의무화했다.

 

일본 역시 불교단체 지원으로 빈곤아동을 돕다가 1954년에 관련법을 만들었다.

 

이처럼 학교급식은 빈곤계층 아동을 위한 점심 구호로 시작된 후 점차 국가 주요정책으로 자리매김하는 중이다.

 

▲우리나라 학교급식은 1981년 ‘학교급식법’의 공포되면서 제도화됐다.

 

점차 확산되다가 국민의정부 시절 대통령 공약사항으로 정책에 도입됐다.

 

초등학교 급식은 1998년, 중학교 급식은 1999년부터 연차적으로 확대됐다.

 

2003년을 기점으로 초·중·고 학교급식이 전면 시행 중이다.

 

학교급식이 자리잡은 건 그만큼 장점이 많아서다.

 

편식을 막아 올바른 식사습관을 가르치고 공동 배식과 식사 과정을 통해 사회성을 키워줄 수 있는가 하면 영양에 관한 교육도 가능하다.

 

아침마다 도시락을 싸느라 애쓰던 어머니들의 짐을 덜게 된 것도 물론이다.

 

학교급식은 대량으로 이뤄지는 만큼 늘 메뉴와 맛, 위생관리 모두 세심하게 신경써야 한다.

 

건데 잊을만 하면 급식의 질과 위생에 구멍이 생겨 아이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게 현실이다.

 

▲요즘 개학한 초·중·고생이 학교 밥을 겁내고 있다는 소식이다.

 

전국에서 급식 식중독 의심 사고가 발생해서다.

 

필시 식자재가 부패했거나 위생관리를 엉망으로 했을 가능성이 크다.

 

엊그제 정부가 발표한 학교급식 비리 실태는 더욱 가관이다.

 

곰팡이 감자가 유기농 감자로 둔갑했는가 하면 값싼 냉동육이 비싼 냉장육으로 공급됐다.

 

3000여 곳의 영양교사는 식재료 주문 대가로 16억원 상당의 금품을 받았단다.

 

어떤 업체는 차량과 창고에 돈을 주고 산 가짜 소독증명서를 버젓이 내걸었다.

 

그야말로 ‘비리 종합판’이다.

 

학교급식은 전국의 초·중·고생 614만명이 이용한다.

 

사람의 건강과 목숨을 담보로 돈을 챙기는 먹거리 비리는 용서될 수 없는 극악 범죄다.

 

탐욕은 필연코 천형을 부르는 법이지만 그전에 발본색원해야 할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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