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문화장관 ‘제주선언문’ 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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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3국은 2014년부터 매년 각국의 한 개 도시를 ‘동아시아문화도시’로 선정, 문화ㆍ인적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올해 3번째를 맞은 동아시아문화도시로 한국에서는 제주가 선정됐고, 아울러 올 행사의 주재국이기도 하다.

때를 같이해 지난 27일과 28일 양일간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내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8회 한ㆍ중ㆍ일 문화장관회의는 그 연장선상에서 주목을 끌었다. 3국 문화장관들이 ‘제주선언문’을 채택, 상호 협력의 기본 원칙과 실천 의지를 재확인했기 때문이다. 제주선언문은 3국 문화발전을 위한 여러 비전과 실천 방안 등을 담았지만, 특히 눈여겨 볼 사안은 문화올림픽의 개최에 있다. 다시 말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과 2020년 도쿄올림픽, 그리고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으로 이어지는 인류 스포츠제전을 문화와 융합, 미래세대의 문화자산으로 남을 수 있도록 3국이 협력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3국은 공동작품 창작과 발표, 축제 등을 개발하고 지원하는데 공동 협력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3국 문화장관들이 이처럼 제주에서 문화올림픽 개최 합의 등을 골자로 한 제주선언문을 채택한 것은 의미가 각별하다. 우리나라 김종덕 문화부장관이 밝히듯 동북아 평화와 발전을 문화를 매개로 그 해법을 찾고자 소통해서다.

주지하는 바 한ㆍ중ㆍ일 3국은 지리적으로나 역사적으로 협력이 불가피하지만, 첨예한 이해관계로 얽히고설켜 있다. 이를테면 한국과 중국이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경색 국면을 맞고 있고, 한국과 일본 관계 역시 위안부 문제와 독도에 대한 일본의 터무니 없는 주장으로 마찰이 끊이질 않는다. 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 역시 남중국해 영토 분쟁으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기도 하다.

한ㆍ중ㆍ일 문화장관들의 제주선언은 그러한 역사ㆍ외교적 분쟁의 상황에서 도출된 것이여서 성과로 여겨진다. 따라서 제주선언이 3국 관계를 원만히 복원하는 단초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 제주선언이 상징적 합의에 머물지 않고 각국이 실천적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독특한 섬문화를 간직한 제주가 동북아 문화교류의 새 교두보로 떠오른 것은 뜻 깊은 일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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