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 열매솎기 작업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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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호 제주감귤농협 조합장/ 논설위원

제주도 전역이 폭염에 휩싸여 생활리듬이 깨질 정도로 올 여름은 유난히도 무더웠다.

하지만 그런 폭염에도 불구하고 하우스재배 감귤은 자람새가 좋고 열매도 예년에 비해 비대가 왕성하다. 또한 노지 한라봉과 노지 감귤도 폭염에 아랑곳 하지 않고 건강하게 자라 당도도 높다.

이렇듯 폭염환경은 사람이 활동하는 데 제약이 될지 모르지만 감귤생육에는 이상적이지 않은가? 라는 생각이 언뜻 스쳐지나간다.

농업인들의 생각이 달라지고 있는 것 같다. 그 예로 자발적으로 열매솎기를 하는 농가가 제주도 전역 곳곳에서 보이고, 그 모습은 너무나 아름답다.

감귤원마다 열매솎기 작업을 한 흔적이 보이고 상품성도 매우 향상되고 있음을 관찰할 수가 있었다. 내리 3년이나 감귤가격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조바심과 폭염환경에서도 아침 저녁을 이용해 적과작업에 여념이 없는 농업인들에게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이렇듯 제주도가 감귤 생육의 부적지에서 적지로 변화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농업인들이 적극적으로 영농에 임해준다면 감귤은 사양산업이 아니라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발전될 수 있다는 가능성 높아지고 있다.

그렇지만 건너야 할 산이 있다. 기상환경의 변화에 따라 여름과 가을 가뭄으로 인해 토양이 건조되어 감귤열매가 작아지는 추세에 있다는 것이다. 때마침 적당한 비가 내려줘서 수세가 회복되었음에도 열매수가 너무 많아 비대하지는 못하고 작은 열매는 비상품 감귤로 전략돼 버릴 수 있다는 점이다.

가공용 감귤 수매에 관련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이제는 생과로 승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는 것으로 보아 열매솎기로 생산량을 줄이지 않으면 가정경제가 메말라버릴 수 있다는 절박감에 사로잡혀 있는 게 분명하다. 감귤에 관련된 이야기를 할 적에도 신중을 기하는 분위기가 다분하고 열매솎기만이 제주감귤이 살길이라는 데에는 이견을 달리 하는 농업인은 없는 듯하다.

7월에 열매솎기를 장려한 것은 수관 하부에 착과된 극소과 중심의 열매솎기였지만 9월 상순에는 미처 보지 못했던 극소과를 비롯하여 병해충과, 상처과, 기형과, 굵은 결과지에 착과된 과경지가 굵은 열매를 중심으로 대대적으로 열매솎기에 올인해야 한다. 그 많은 감귤을 따낼 일손이 없을 뿐더러 과잉생산이 될 적에는 가격하락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9월 상순에 열매솎기를 하는 것을 후기 적과라고 하는데 열매수를 줄여서 생산량을 감소시키는 것은 열매의 당도를 높이는 데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 시기가 되면 햇살이 강해져 잎의 광합성 능력이 최대에 달하고 당의 합성 능력이 왕성한데도 적정착과가 되지 않고서는 품질이 낮아질 수 있다. 열매수가 많을수록 잎의 광합성 능력이 한계에 부딪쳐 감귤열매에 전류될 당도함량이 적어진다. 일반적으로 온주밀감 1개당 25개 정도의 엽수가 확보되어야 되는데 후기적과에 의해 열매개수가 줄어들면 잎 수가 증가되기 때문에 잎에서 생성된 당도는 잔류된 열매에 집중적으로 전류되어 당도는 0.5∼1브릭스 높아져 상품성을 높일 수 있다.

따라서 후기적과에 의해 생산량을 조절하고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음은 물론 수세가 안정화되어 해거리를 경감시킬 수가 있다. 뒤늦은 감은 있지만 후기적과 방법은 앞으로 감귤의 경쟁력을 제고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감귤도 양에서 질로 전환되는 시점에 있다. 당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8월 하순 이후 적정 엽수를 확보해 상품성이 낮은 감귤의 생산을 줄여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자. 아침 저녁으로 감귤원에 가서 감귤나무가 무슨 요구를 하고 있는지 소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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