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큼’과‘작음’의 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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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왕근 제주관광대 교수 리조트카지노경영학과/논설위원

‘큼과 작음’의 크기로는 정반대의 의미를 가지면서도 서로가 적절하게 상호 보완되었을 때 전체적인 결과물들은 커지지만 어느 한쪽에 편중되면 폐해가 심화되고 오히려 구성원들간의 갈등을 불러와 사회가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문제점들을 꼬집어 성인들은 고금을 통해 중용(中庸)의 도(道)를 강조해 왔다.

제주특별자치도가 표방하는 더 큰 제주는 변방, 고립, 배고픔으로 상징되는 작은 섬이라는 공간을 뛰어넘어 사람, 자본, 상품이 자유롭게 이동하는 국제자유 도시를 지향한다.

관광객 1500만 시대 진입, 이주민들의 폭발적인 증가로 제주에는 사람들이 몰리고 있으며 국내·외 대형 자본 유입으로 부동산 지가 상승과 함께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가장 큰 경제적 호황을 이어간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더불어 제 2공항 건설 확정, 크루즈 항만 건설 확장 계획 등을 고려한다면 가까운 미래에 상품의 이동도 활발해 질 것이다. 더 큰 제주는 이렇게 제주에 빠르게 다가오고 있지만 사람들은 오히려 미래 제주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큼과 작음의 부조화에서 오는 제주 사람들의 심리적 상태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즉 제주특별자치도가 추진하는 국제자유도시라는 그림이 사람, 자본, 상품의 유입이라는 외부 요인에 치중하면서 그 표면적 성과들이 나타나고 있는 반면 그 그림 속 공간에서 오래 전 부터 정주해 왔던 사람들은 그 성과들에서 소외된다는 심리적 불안감이다.

국제자유도시는 제주 사람들에게 글로벌 도시인 ‘홍콩의 자유 무역항’으로 인식되었으며 이 그림이 완성되어 가는 과정에서 파생되는 부정적 요인들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지방 정부 역시 국제자유도시라는 화려한 측면만 부각하였지 이 과정에서 제주 사람들이 감내해야 될 문제들에 대한 분석 및 해소 방안에 대한 사전 준비는 거의 없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 결과 어느 순간 갑자기 쓰나미 처럼 밀려오는 사람들과 자본 앞에서 제주 사람들은 상당한 심리적 불안감과 혼란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제주를 과거의 섬으로 돌릴 수는 없다. 제주 사람들이 희망했던 큰 제주는 사람과 자본이 밀려오면서 부분적으로 완성되어 가고 있다.

제주 사람들의 행복 추구권을 보장해 줄 수 있는 작음의 가치에 관심을 두고 큼과 작음의 조화를 만들어내는 지혜와 결단이 필요한 때다.

그 기본 방향은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의 목적에 주체로서 제주 사람들의 행복추구권을 보장함으로서 이 가치를 정점으로 최적의 수준에서 국제자유도시 완성을 위한 사람, 상품, 자본 등 외부 요인 유입의 적정 규모를 산출하고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지역 인프라 확충 및 개발 사업들에 대한 중·장기 계획을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사람과 자본의 유입으로 제주는 섬이 아닌 대 도시로 급변하고 있으며 섬이라는 자연 환경에 도시 기능이 접목되는 새로운 개념의 공간 조성이 요구된다.

섬의 관점이 아니라 섬과 도시의 기능이 융합되어 환경적으로는 청정 자연을 유지하면서 체재 인구 100만명 이상을 수용하는 새로운 유형의 도시를 의미한다.

더불어 제주 청정 환경의 마지막 보루인 중산간 및 곶자왈 개발과 관련하여 백년을 내다볼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설정하여 제도화해 나가야 하며, 난개발에 따른 제주 풍광의 훼손을 막고 제주 자연 환경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기존 정책들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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