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남북정상 회담 성공적으로 이끄는 등
평생 통일에 헌신하는 것이 그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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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식 전 통일부 차관 "제주서 보낸 감귤에 북측 인사들 고맙게 생각"

양영식 전 통일부 차관(75)은 평생을 통일 운동에 헌신해 온 통일꾼이다.

 

그가 가장 잊을 수 없는 기억은 통일부 차관이던 2000년 4월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의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준비기획단장 겸 준비접촉 수석대표를 맡은 것이다.

 

그는 탁월한 협상력으로 5차례의 접촉에서 북측과 실무 절차를 합의, 성공적인 회담으로 이끌었다. 특히 서해 직항로를 통한 서울~평양 간 항공기 운항 합의는 파격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는 “평양에서의 두 정상 간 정상회담은 남북 직항로 시대의 출발점을 형성했다”고 회고하고 연이어 남북 이산가족 방문단과 남북회담 대표단의 직항로 이용, 북한 감귤 보내기 운동으로 성사된 제주공항과 평양 순안공항의 직항로 개통 결실을 소개했다.

 

그는 또 “두 정상은 첫 만남이었지만 민감한 현안 문제들에 대해 직설법적으로 솔직한 대화를 나누었다”며 ‘미군의 한반도 주둔 필요성’에 관한 김 대통령의 설명에 이해한다는 김 위원장의 반응을 소개했다.

 

그는 최근 북핵 위기와 경색된 남북관계에 대해 “최고 책임자 간 만남으로 대화를 통해 협상하고 서로 신뢰를 조성해야 한다”며 “제주에서 정상회담이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은 남침과 핵을 포기하고, 미국과 한국은 북한의 생존권 보장을 동시에 이행하도록 해야 한다”며 군사적 신뢰 구축과 남북 평화체제 합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통일 철학과 관련 “집짓기와 같다”며 평화 정착과 대화를 주춧돌, 공존과 교류협력을 기둥, 체제 통일을 지붕에 비유했다.

 

그는 1985년 인도네시아 반둥회의에 정부 대표단으로 참가, 분단 이후 첫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성사시키는 계기를 만들었던 기억도 빼놓을 수 없다.

 

당시 정부 수석 대표인 이세기 통일원장관과 사전에 이산가족 문제 접근을 논의했고, 이산가족 고향 방문이 북측에 제안됐다. 북측은 예술공연단의 방문을 요구해 서로 교환 방문으로 성사되는 기회를 만들어냈다.

 

그는 “지금도 이산가족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분단의 비극이 안타깝다”며 “최고 책임자들의 결단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2005년 도내·외 각계 인사와 함께 정부가 제주도를 세계 평화의 섬으로 지정하는 데도 기여해왔다.

 

그는 “한민족의 보물섬인 제주도가 관광지이면서 동시에 각종 국제기관이 모여 있는 아시아의 제네바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남북정상회담과 평화회담, 유엔기구의 평화 학술대회 개최를 희망했다.

 

그는 “제주에서 아무런 조건 없이 북한에 보낸 감귤에 대해 북측 인사들이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며 제주산 농·수·축산물 지원 재개 및 확대, 한라산과 백두산 교차 방문과 연구 등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이어 “제주도는 마치 온갖 쇠붙이들을 불에 녹여 새로운 선철을 만들어내는 용광로와 같다”며 “제주사람들은 이북에 부모형제를 두고 온 실향민이나 다른 지역 출신들을 끌어안고 한덩어리가 돼 살고 있고, 4·3사건 피해에도 한을 보복으로 갚지 않고 피눈물을 삼키면서까지 민족의 화합과 통일을 위한 용광로 역할을 조용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와 함께 청정 환경을 유지한 관광의 섬, 제주의 정체성을 간직한 문화의 섬 육성도 강조했다.

 

김재범 기자 kimjb@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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