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섬문화축제의 회고와 부활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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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 제주한라대학교 교수 관광경영과/논설위원

1998년 7월 제주섬문화를 세계 관광시장에 선보이고 세계 섬들 사이에 관광교류의 장을 열어 관광교류 협력을 확대하는 등 섬연대와 번영의 네트워크화를 목적으로 “세계 최초의 섬문화 올림픽 제주섬문화축제는 동아시아와 태평양 ·인도양·지중해·카리브해지역 25개국 28개섬에서 무려 1000여 무용수들이 방한, 특유의 전통의상을 입고 나와 매일 30여분씩 각자의 섬만이 갖는 자연적이고 역사적인 매력을 선보이는 행사”라고 대대적으로 알리면서 섬문화축제가 개최되었다.

그리고 2001년 또 다시 제주섬문화축제가 열렸는데, 축제의 원래 목적을 달성하기는 고사하고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도 실패한 것으로 평가를 받았었다.

여러가지 문제점과 해결해야 할 숙제들을 남겨두고 우리의 머릿속에서 사라졌던 이 축제가 최근 제주도문화예술위원회에서 다시 추진하자는 제안과 동시에 원희룡 지사도 세계섬문화축제와 같은 형식의 국제적 축제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국제적으로 제주를 알릴만 한 대표적인 축제가 거의 없는 현실에서 필자도 섬문화축제 계획에 동의하면서 졸속적이고 한 두 번에 그치는 축제가 아니라 치밀하고 미래 지향적인 축제가 되기를 희망해 본다.

먼저 계획 이전에 두 번의 섬문화축제 실패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당시 언론에 비춰진 섬문화축제의 실상에 대한 쓴소리를 교훈삼는 것도 한 방법이 아닐까 한다.

다음은 섬문화축제를 보러온 한 관광객이 지적한 내용이다.

“제주도를 여행하면서 섬문화축제를 구경했다. 그러나 행사준비가 부실해 실망스러웠다. 입장료가 1만2000원이나 했지만 행사기간 중 이틀씩이나 식당들이 파업농성을 해 불편을 겪었다…. 장마철에 내린 비 때문에 곳곳이 새서 물난리를 겪었고 천장시설이 없는 곳은 아예 행사를 하지 않았다…. 축제라는 명목 하에 입장수입과 관광상품을 팔아보려는 장삿속만 보였다. 충분한 사전준비 없이 일단 벌고 보자는 식으로 지자체들이 국제행사를 치르다가는 국제적인 망신만 당할 수 있음을 유념했으면 한다.”

또 소설가이자 컬럼니스트가 지적한 내용이다.

“…‘98세계섬문화축제’에 든 경비가 무려 125억에 달한다고 했다. 조직위원회는 애당초 수익 사업을 통해 60억을 벌어들일 계획이었는데 손실액이 발생했다는 보도다…. 사실 문화를 드러내는 효과는 금방 가시적이지 않다. 일시적인 전시효과만을 노려 문화라는 이름으로 축제를 남발할 수는 없잖는가. 돈과 시간과 인력과 자원을 허비하기엔 지금 우리네 삶은 너무나 어렵다…. 축제는 느긋할수록, 그리고 본질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재미있게 펼쳐질 때 호응도가 높아진다. 이런 점에서 제주섬축제에 참가했던 진도 지노귀굿 기능보유자의 ‘아흐레굿을 한시간에 했다. 뭘 보여줄 수 있었겠는가’라는 한마디는 뼈아프게 되새겨볼 여지가 있다…. 때문에 전문성을 앞세운 치밀한 계획과 이에 상응할 만한 전문인력 확보,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지역의 문화성격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거기에 미래지향적이라면 금상첨화겠다.”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구촌 섬들이 한데 모여 그들의 고유하고 토속적인 섬문화를 보여준다는 면에서 섬문화축제는 독특하고 차별성이 있는 콘셉트라고 누구나 동의하고 있을 것이다. 문제는 실행능력이다. 눈앞의 이익이나 누구의 치적이 되는 축제가 된다면 과거와 같은 전철을 밟을 것이다.

우리는 섬문화축제가 지역주민이 사랑하고 세계인의 찬사를 받으면서 진정으로 장수하고 성공하는 축제가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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