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한 암흑 세계서 빛을 찾아준 전기계 '미다스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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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엽 한국남동발전 사장 "전압 220v 올린 것이 가장 큰 보람"
▲ 허엽 한국남동발전 사장.

 

1978년 한국전력에 입사해 35년 만에 한국남동발전(KOEN)의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른 허엽 사장.

 

35년동안 ‘전기맨’으로 외길인생을 걸어온 허엽 사장은 대한민국 발전산업의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2013년 한국남동발전 대표이사 사장 취임 후 매출액과 당기순이익 등이 크게 늘고 부채비율이 감소하는 등 재무건전성 강화, 발전설비용량 확대 등 괄목할만한 외형성장을 거듭했다.

 

허 사장은 이 같은 외형 성장 뿐 아니라 윤리경영을 강조하는 한편, 나눔경영 실천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면서 한국남동발전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공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자취생활하면서 자립심

 

1953년 서귀포시 호근동에서 태어난 소년 허엽. 서귀포초등학교 시절 산으로, 들로, 바다로 자연을 벗삼아 마음껏 뛰어 놀며 어린시절을 보냈다.

 

초등학교 졸업 후 오현중에 입학하면서 허엽은 부모님 곁을 떠나 제주시에서 홀로 자취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어린 나이에 홀로 생활하면서 겪는 어려움을 스스로 극북하면서 자연스럽게 자립심과 책임감이 몸에 밴 것 같다. 중학교 1학년 나이의 고사리 손으로 혼자 밥을 짓고 빨래하고 학교에 다녔던 것을 생각하면 내 스스로도 대견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오현중 졸업 후 오현고 재학시절에는 공부 외에도 체력단련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산악부에 가입해 등산활동은 물론 친구들과 함께 유도에도 빠지기도 했다.

 

“당시 소질이 별로 없었다고 생각했는데 전도 대회에서 학교 대표로 출전해 유도 단체전 금메달, 개인전 은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고교시절 이처럼 운동을 열심히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체력이 단련되고, 이것이 현재 경영인이 돼 잦은 출장과 빠듯한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인 것 같다”고 말하는 허엽 사장.

 

허 사장은 고교시절 음악교사면서 산악부 활동을 지도해 주시고 대한산악연맹과 대한적십자사 산악안전구조대 활동을 펼쳤던 김승택 교사를 떠올렸다.

 

“선생님께서는 항상 저희들에게 주변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지도하셨고, 이런 선생님을 통해 진정한 리더십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많이 배웠으며 지금까지도 선생님을 닮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허엽 사장.

▲대한민국 전력산업 진흥에 몸 살라

 

오현고 졸업 후 한양대학교 전기공학과에 입학해서도 허 사장은 고향 선후배들과 함께 백록회라는 산악회를 조직해 활동하고 학사장교로 군복무를 하면서 확고한 국가관, 책임감과 리더십 등을 키운 것이 지금의 최고경영자 자리까지 오게 된 밑거름이 됐다.

 

1978년 한국전력에 입사, 드디어 한국남동발전 CEO 자리에 오는 긴 여정의 첫 걸음을 내딛었다.

 

허 사장이 한전에 입사하던 1970년대 말은 우리나라 전체가 산업화에 대한 열망이 강했던 시기였으나 전력기반 시설이 충분치 않아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하루에 한 두 번씩 정전사태가 발생하는 등 불안정한 전력공급으로 국민들의 불편은 물론 무엇보다 산업화를 기반으로 한 국가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전에 입사한 허 대표는 재직기간 동안 불안정한 전력환경 개선과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이룰 수 있었다는 점에서 크게 보람을 느꼈다.

 

허 사장은 주로 본사에 근무했지만 제주에서도 10여 년 동안 근무하면서 제주 전력설비의 획기적인 현대화에 크게 기여했다.

 

태풍의 길목인 제주는 매년 많은 피해가 발생했는데 전력설비도 태풍피해에서 비껴갈 수는 없었다.

 

한 번 태풍이 왔다하면 전체 가구의 80~90%에 정전이 발생하고 복구에도 일주일 정도가 소요돼 대다수 도민들이 몇날 며칠 깜깜한 세상을 보내야 했다.

 

이에 제주실정에 맞는 설비보강 기준을 마련하고 꾸준히 투자를 확대해 설비 현대화를 추진한 결과 이제는 태풍이 와도 정전 가구 수가 극소수고, 복구도 반나절이면 대부분 완료되고 있다.

 

“30여 년간 근무하면서 많은 어려움도 있었고 보람도 있었지만 강한 의지와 사명감을 바탕으로 세계 최초로 220V 승압사업을 완수한 것이 가장 큰 보람이었다. 전압을 110V에서 220V로 높이게 되면서 전력손실이 줄어들고 같은 옥내전선으로 더 많은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효과를 얻게 됐다”

 

전력 승압사업을 통해 우리나라 전력산업 기술력이 크게 향상되고 전력 손실을 최소화해 국가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기반이 마련됐다.

 

▲ 허엽 사장은 전기사업계 최대 영예인 전기문화대상을 2015년에 수상했다.

당시 허 사장은 국내 전력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켰다는 공로로 대통령표창을 수상했다.

 

이후 한국전력에서 발전, 송·변전, 배전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에 근무하면서 전력산업 진흥에 공헌해 은탑산업훈장을 받는 영광도 얻었다.

 

“우리나라 전력사업 발전을 위해 젊음을 불살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력인으로 국가발전에 기여했다는 면에서 내 삶에 대해 늘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허 사장.

 

▲한국남동발전의 미래

 

1978년 한전에 입사해 2013년 한국남동발전의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르기 까지 숱한 고난과 역경을 견뎌낸 허 사장은 그 원동력이 ‘신념과 열정으로 도전하는 자세’라고 믿고 있다.

 

허 사장은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주어진 일은 완벽하게 수행하기 위해 스스로를 채찍질 하는데 이 것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며 “또한 항상 높은 목표를 세워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던 부분들도 내가 일반사원에서 CEO까지 성장하는 데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강조했다.

 

허 사장은 CEO로서 직원들에게 회사의 비전을 제시하고, 그 것을 달성할 수 있도록 능력을 극대화 해 조직역량을 끌어 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국남동발전을 허 사장 취임 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허 사장은 올해 초 ‘Clean & Smart Energy Leader’를 새로운 비전으로 선포했다.

 

허 사장과 남동은 신규 비전 선포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비전 달성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 확대’, ‘발전설비의 친환경 수준 제고’ 등 에너지 신사업 경쟁우위 확보 및 기존 발전사업 내실화에 대한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사회공헌’, ‘동반성장’ 등 공익성 증대, 인적자원 역량 고도화, 최적의 안전·보안체계 구축 등 인프락 혁신 전략 등으로 구성된 중장기 전략을 비탕으로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 대한 사업 다각화를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제주에 전력인프라 확충 필요

 

허 사장은 제주지역의 전력산업은 늘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허 사장은 “제주지역에서 많은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데 한국남동발전도 제주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해상풍력단지인 탐라해상풍력을 건설하고 있다”며 “이는 3MW급 풍력발전 10개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한국남동발전에서 진행중인 신재생에너지 사업 중 가장 규모가 큰 대표 사업이며 이달말부터 발전이 시작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인연으로 허 사장은 제주도에서 추진 중인 탄소점제로 정책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탄소제로 섬 정책은 관광에 의존했던 제주 경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나아가 제주의 탄소제로 섬 정책이 성공할 경우 에너지 신사업의 세계적인 모델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히는 허 사장.

 

▲ 허엽 사장이 중학교 1학년 때 할머니댁에서 동생들과 함께 찍은 사진. 여동생을 안고 있는 학생이 허엽 사장.

허 사장은 이같은 전망을 일찌감치 예감해 2008년 한전 제주본부장 시절 가파도 탄소제로 섬 만들기 사업의 초석을 다지기도 했으며, 그 때 참여했던 인사들로 구성된 가사모(가파도를 사랑하는 모임)의 회원이기도 하다.

 

하지만 허 사장은 2030년까지 ‘Carbon Free Island’ 달성이라는 원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제주도민의 공감대 형성과 제주특별자치도의 적극적인 추진 의지, 범정부 차원의 지원, 실행력, 신재생설비와 연계용이성을 위한 변전소 증설 등 전력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고 조언하면서 적극적인 협조를 약속했다.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제주로

 

제주출신 경영인으로 ‘제주사람’이라는 점을 늘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는 허엽 사장.

 

허 사장은 제주도민들의 응원과 격려가 있었기에 지금의 자리에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하며 늘 제주의 소식과 변화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허 사장은 “무엇보다 학창시절과 달리 최근 급속한 성장과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제주인으로서 뿌듯함과 더 큰 자긍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허 사장은 제주가 1차산업과 3차산업이 균형을 이루면서 꾸준히 발전하고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으로, 가장 청정한 섬으로, 세계인 모두가 사랑하고 오고 싶어 하는 섬으로 발전하길 기원하며 제주인의 열정으로 그 희망이 이뤄지기를 굳게 믿고 있다.

 

“비록 멀리서 기업을 경영하고 있지만 제 고향이자 마음의 안식처인 제주발전을 항상 응원하고 있으며 힘이 되고 자 노력하고 있으며 고향 제주의 발전과 성장을 늘 기원하고 있다”

 

조문욱 기자 mwcho@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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