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섬문화축제의 성공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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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용준 한국문인협회 이사 작가/논설위원

축제의 계절이 다가온다. 현재 지자체가 주최하는 축제는 360여 개나 된다고 한다. 왜 이리 지자체들은 축제에 매달리는 걸까? 여러 가지 이유가 다를 수 있지만 주민들을 통합하여 흥을 돋우고, 다른 지역 사람들을 모이게 하고,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기 위한 목적은 공통적이다.

그러나 모든 축제들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축제가 오히려 주민들 간 분란만 부추기고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사람들이 모이지 않는 그들만의 잔치로 끝나는 것을 흔히 보아왔다. 2010년 충청남도와 부여시, 공주시가 공동주최하여 세계대백제전이 열렸다. 300억이 넘는 예산이 투여된 매머드 급 축제로 성공을 거두었다. 이것을 벤치마킹 해서 2012년 세계자연보전총회에 맞추어 제주에서도 대탐라전을 개최했지만 1회성 이벤트로 끝나고 말았다. 1000년 탐라 해상왕국의 역사와 국제자유도시의 비전을 연결시켰지만 의욕에 비해 그 내용이 창의적이지 못해서 외면당했기 때문이다. 대백제전도 이후 도로 백제문화제가 되었다.

1998년과 2001년 두 번의 세계섬문화축제도 운영미숙, 입장객 유치 실패 등으로 중단되었다. 2018년 섬문화축제가 부활된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반갑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우려스러운 점도 있다.

필자는 한 번은 기획자문위원으로 2001년에는 주제공연 뮤지컬 대본작가로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축제의 부활에 몇 가지 제언하고자 한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축제들을 보면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우선 그 나라 민족의 역사와 문화가 주요 소재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니스 카니발의 경우 전통적인 사육제에서 연유하여 거대한 인형을 등장시키고 꽃마차 행렬로 관중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삼바 축제의 경우는 그들의 전통적인 춤과 기발한 분장이 소재다. 몽골의 나담축제는 칭기스칸의 영광을 되새기고 자랑스런 후예임을 드러내기 위해 씨름, 말타기, 활쏘기 등의 스포츠 행사로 구성되어 있다. 제주만의 독창적인 상징행사가 필요하다.

주민의 능동적인 참여는 필수적이다. 삼바 축제는 삼바 춤 학교가 있을 정도로 주민들의 호응도가 높고, 몽골의 나담 축제는 지방마다 예선을 거쳐 본선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영광으로 여긴다. 일본의 마츠리도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중심이 되어 행사를 마련하고 관광객들을 부른다.

전통 있는 축제가 되기 위해선 지속적인 준비와 홍보가 필요하다. 축제는 단 기간으로 승부를 볼 수 있는 이벤트가 아니다. 관주도의 행사는 단체장이 바뀌면 행사의 존폐에 영향을 미친다. 민간 위주 현장 전문가로 법인체를 만들어 상설화해야 한다. 행사 때마다 이론가, 명망가 위주로 운영 기구를 급조하여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인터넷 디지털이 상용화 된 정보화 시대에는 지난번처럼 28~36개 섬의 유사한 민속무용을 한군데 모아 선보이는 것은 의미가 없다.

섬문화 축제가 성공하기 위해선 테마 행사 외에 제주에 와야만 볼 수 있는 상징 행사와 특장 행사를 창안하여야 하고, 도민들을 축제의 장으로 이끌 수 있는 아이템 개발도 필수적이다. 전문 인력의 확충도 시급하다. 과거에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행사의 운영을 중앙의 기획사에게 통째로 맡겨버렸고 그들의 농간에 행사 참여자들이 많은 애를 먹었다. 실패 원인 중의 하나였다. 축제 성패의 절반은 날씨가 좌우한다. 접근성이 용이한 장소와 시기의 선택 역시 축제 성공의 중요한 조건이다.

15년 전보다는 상황도 시대도 달라졌다. SNS의 홍보 효과가 대세이고 일 년에 12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다녀간다. 이들을 활용하면 유료 입장객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준비 기간이 많지 않다. 치밀한 계획으로 축제의 성공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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