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즐기고 맛보고…고유의 식문화 한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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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上)제주신보 주최 청정 1차상품 및 특산물 대전…내달 8~9일 제주시 탑동해변서
▲ 반세기 전 제주인은 낭푼이에 잡곡밥을 가득 담고, 반찬을 곁들여 온 가족이 둘러 앉아 함께 먹었다.

세계에서 유일한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3관왕에 빛나는 제주의 청정 브랜드를 확고히 하기 위해서는 제주향토음식의 세계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다음 달 8일부터 9일까지 제주시 탑동 해변공연장 일원에서 펼쳐지는 ‘청정 제주 1차산물 및 특산물 대전’에서 제주향토음식 부스가 차려질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제주향토음식보전연구원 등 전문가들이 직접 시식·전시·체험의 공간을 마련, 향토음식 대중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본지는 3회에 걸쳐 제주향토음식 부스, 제주 7대 음식의 특징과 요리법, 향토음식의 실태와 과제 등을 소개한다.

 

▲ 괴기반은 잔치상 대표음식으로 한사람에게 한 접시씩 배분한다.

▲‘제주의 맛’을 맛 보세요


제주를 대표하는‘제주의 맛’에는 어떤 것이 있을 까?


넓적하게 썰어놓은 돼지고기 석점에 메밀가루와 선지를 버무려 속을 채운 제주식 순대인 수애 한점, 그리고 토종 준자리 콩으로 만든 퍽퍽한 마른 둠비 한점….


제주사람들이 잔치를 치르거나 상을 치를 때 손님을 대접할 때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괴기반’이 그것이다.


‘청정 제주 1차산물 및 특산물 대전’ 제주향토음식 부스에서는 제주의 대표적인 잔치 음식인 괴기반을 대표 시식 메뉴로 준비했다.


‘반’은 한사람 분의 음식을 뜻하는 것으로 떡반, 식께반 등 어떤 음식을 위주로 담아주는가에 따라 그 내용이 달라진다.


괴기반은 누구나 똑같이 같은 크기의 접시에 장만한 음식을 나눠 주는데 남녀노소, 신분의 고하를 막론하고 공평하게 한사람에게 한 접시씩 배분하는 게 원칙이다. 심지어 남거나 먹지 않고 가는 사람은 포장을 해서라도 할당량을 챙겨준다.


이것은 귀한 음식인 돼지고기와 그 부산물까지도 행사에 참가한 모두와 공평하게 나누려는 제주사람들의 공동체의식을 표현한다고 할 수 있다.


특이한 것은 찍어먹는 소스로 초간장을 같이 주는데 이는 혹시라도 발생할 지 모를 식중독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식초를 이용하는 선조들의 지혜를 보여주는 것이다.

 

▲ 신선한 식재료로 차려한 낭푼밥상

▲낭푼밥상으로 제주인의 삶 한눈에


낭푼이는 제주 음식문화의 핵심이다. 낭푼이 밥상 또는 낭푼 밥상으로 불린다.


이 밥상은 제주의 공동체 정신이 함축돼 있다. 온 가족들이 둘러 앉아 함께 먹을 수 있도록 두레반 한상에 차려졌기 때문이다. 상차림은 비록 쌀이 귀한 때였으나 계절별로 보리밥, 고구마나 콩이 섞인 조밥 등 잡곡밥이 둥그런 낭푼이 하나에 가득 담겨 올라왔다.


여기에 된장국, 생김치, 젓갈, 우영밭(텃밭) 재배 푸른 채소 등이 가미된 가정의 일상식은 나눔과 어울림의 극치였다.


제주향토음식 부스는 신선한 식재료로 차려낸 제주식 한상차림인 ‘낭푼밥상’을 계절별로 실물 전시해 관람객의 발길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반세기 전 투박하고 빈약해 보이는 제주사람들의 일상식을 재현함으로써 현대인들의 풍요로운 삶에서 오히려 사라져버린 옛 정서를 반추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실물 전시와 더불어 제주음식의 문화적 특징이나 영양학적인 의미 등에 대해서도 판넬로 전시해 제주음식의 진가를 되새겨볼 수 있다.

 

▲ 담백한 맛을 자랑하는 빙떡

▲‘메이드 인 제주’ 음식, 어렵지 않아요


제주향토음식 부스에는 ‘빙떡’을 직접 말아보고, ‘지름떡’을 떡틀로 찍어서 지져볼 수 있는 체험 코너를 마련해 이색적인 추억 거리를 선사할 예정이다. 


자극적이지 않지만 담백한 맛을 자랑하는 빙떡은 만드는 법이 어렵진 않지만 까다로운 음식으로 불린다.


빙떡은 메밀가루 반죽을 솥 뚜껑을 이용해 얇고 둥글게 지진 다음 무를 데친 후 양념해 만든 소를 넣고 돌돌 말아서 만드는 음식이다. 빙떡을 말 때는 소가 넘치지 않게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하는 만큼 누가 더 예쁜 빙떡을 만드는 지 겨뤄보는 것도 재밌는 놀이가 될 것이다. 


별을 의미하는 지름떡은 제주에서는 보기드문 대표적인 단 음식으로, 어린 시절 누구나 욕심 내던 떡이다.


명절이 다가올때 올레길에서 추위도 아랑곳 없이 뛰어노는 아이들이 가장 학수 고대하던 음식이 바로 이것이었다.


동그란 모양의 우찍을 지름떡과 동일한 것으로 여기는 사람도 있으나 실제는 우찍과 지름떡은 구분된다. 지름떡은 여러가지 떡을 고일때 가장 위에 올라가는 떡이다.


지금은 단 음식이 넘쳐나는데도 요즘 아이들도 곧잘 먹고 좋아하는 지름떡. 제주사람들의 소울푸드 그 자체다.

진주리 기자 bloom@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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