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관광객 100만 시대...세계 기항지 5위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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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초대형 선박 접안 가능…관광 인프라 확충·무분별 가이드 등 정비 시급
▲ 지난 6월 '골드 프린세스'호가 제주에 첫 입항한 모습

제주가 ‘아시아 크루즈 허브도시’로 힘차게 내딛고 있다.


올해 크루즈 관광객 100만명 시대는 2004년 제주에 크루즈선이 처음 입항한 지 불과 12년 만이다.
특히 지난 8월 열린 ‘제4회 제주국제크루즈포럼’에서 싱가포르와 상하이를 능가하는 아시아 ‘기항지 모항지 1위’장소로 소개되기도 했다.


그러나 크루즈 관광객의 체류시간이 짧고 무료 관광지 방문, 면세점 이용 등으로 일정이 단조롭게 구성돼 지역 상권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여전한 데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 크루즈 추세에 발맞추기 위한 제주의 과제 또한 상당하다. 이에 본지는 제주 크루즈 산업의 현 실태와 향후 대응 방안을 조명해본다.


▲크루즈 관광객 급증…지역 파급효과는 저조


제주를 찾는 크루즈 관광객은 2010년 5만명을 넘어선 후 2014년 50만명, 지난해 60만명을 돌파하는 등 순항하고 있다.


올해 11월께 100만명을 돌파할 예정인 데 이어 내년 한 해 동안 제주에 기항하는 크루즈선은 26척 747회로, 관광객은 15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내년 7월 1일부터는 강정 민군복합항도 개항해 12월 말까지 총 177회에 거쳐 50만명을 수용하게 된다.


민군복합항은 제주항이 수용하지 못하는 15만t 이상급 대형 크루즈선이 입항하게 되며, 5000명에 이르는 관광객이 동시에 들어올 수 있다. 더욱이 제주도는 연말까지 제주 민군복합형관광미항에 세계 최대 규모인 22만5000t급 초대형 크루즈가 안전하게 드나들 수 있는지 검증하는 용역에 착수하며 인프라 확충에 집중하고 있다.


이처럼 제주를 찾는 국제 크루즈선박과 관광객이 급증하고, 내년 7월부터는 서귀포시 강정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도 개항하며 힘을 보탤 예정이지만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녹록지 않다.


기항지 관광 프로그램은 기항지, 크루즈선사, 크루즈전담 여행사, 현지 모객 여행사, 크루즈 승객 등의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개발·판매가 이뤄지는 데 우리나라 크루즈 기항지 프로그램은 기항지 연계 여행사가 독점 운영하며 다양한 기항지 프로그램 상품이 제한되고 있다.


이에 제주특별자치도는 2014년부터 제주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높은 일정을 소화하는 크루즈 선사에 우선 순위를 두고 선석을 배정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실태조사 결과 대다수의 크루즈 선사가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한라수목원(용두암)~화장품 상점~면세점’ 코스를 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말짱 도루묵’ 정책으로 전락하고 있다.


▲세계는 크루즈 바람…제주의 과제는


세계가 ‘움직이는 바다 위의 호텔’에 집중하고 있다.


부산, 인천 등 국내 지자체는 물론이며, 일본 아베정부는 2020년까지 500만 크루즈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공격적인 마케팅 전개와 항만 인프라 확충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일본은 최근 3년 간 상하이~일본 크루즈선이 매년 40~50%씩 늘어남에 따라 지난해부터 항만 정비 관련 예산을 대규모로 투입해 항만설비, 여객선, CIQ(출입국 수속 심사) 간소화에 나서고 있다.


제주도는 아시아 1위 기항지로서 내년에는 전 세계 기항지 랭키 5위 안에 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크루즈 관광을 선점하려는 국내·외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제주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내실화된 기항지 관광 인프라 및 무분별한 통역 가이드 정비가 시급하다는 게 크루즈 관련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또 최근 86일 동안 18개 국가를 돌아보는 세계일정 크루즈 노선이 취항되는 등 크루즈 상품 트렌드가 단거리 일정에서 장거리 일정으로 변화됨은 물론 5년 내 개별 관광객 위주로 패턴이 전환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이에 대응한 패러다임 전환도 요구되고 있다.


이외에도 △여행사 일정을 공유하는 크루즈 네비게이션 시스템 도입 △효율적인 전세버스 운용 방식 △행정-관광업계-선사-여행사 대리점 간 협의회 구축 △테마·역사 상품 다양화 △아시아 연계 ‘원 패스(ONE PASS)’ 카드 도입 등이 과제로 제시되고 있다.


김의근 제주국제대 교수는 “지역 상권으로 관광객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제주사랑상품권을 무료로 제공하는 등 홍보 효과가 있는 인센티브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크루즈터미널 시설 확장과 더불어 개별여행객을 위한 항만 내 안내데스크, 택시 정류장 등을 제주공항 인프라 이상으로 구비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 중국 통청여행사 부총재 왕 카이

▲왕 카이 통청여행사 부총재 밝혀--“ 출·입국 심사 간소화, 교통 대책 마련해야” 

 

“한국을 처음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1순위로 선택하는 제주는 풍경·환경·쇼핑을 통틀어 만족감을 주는 매력적인 장소입니다.”


왕 카이(Wang Kai) 통청여행사(同程旅遊) 부총재(크루즈사업부 CEO)는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중국에서 시작해 제주를 거쳐 항해하는 크루즈선이 늘고 있다”며 “중국 관광 여행사 300여 곳과 제휴를 맺고 인터넷을 통해 제주 여행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왕 카이는 “한개의 크루즈 상품에 여러가지 조합의 코스를 만들어 맞춤형 고객 정책을 펴고 있다”며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왕 카이는 제주 크루즈 환경에 전반적으로 만족하면서도 출·입국 심사 간소화, 전통시장 활성화, 교통 대책 마련 등 수용태세 강화가 요구된다고 피력했다.


왕 카이는 “관광객이 출·입국 시 많은 시간이 소요돼 실제 관광을 즐기는 시간이 줄고 있다”고 토로하며 “제주 통관 절차를 간소화하되 전통시장 등 지역상권으로 관광객을 분산시키기 위해서는 소규모 매장에도 세금을 면제해주는 ‘무세금(TAX-FREE)’ 정책을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왕 카이는 또 “내년 7월 크루즈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서귀포항이 개항되지만 항만 개발 뿐만 아니라 주변 교통 대책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며 “제주에 대한 중국인 관광객의 관심이 높은 만큼 편리하게 관광을 즐길 수 있는 기반 시설들이 제대로 조성돼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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