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거리는 굼벵이가 신성장 산업으로 '껑충'
꿈틀거리는 굼벵이가 신성장 산업으로 '껑충'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제주의 곤충, 미래를 열다...사육농가 19곳, 체험정 2곳, 연구소 1곳 운영
▲ 정의건강곤충농장 이상호 대표가 대량 사육기술에 성공한 제주산 굼벵이(꽃벵이.원안은 확대)를 보여주고 있다.

곤충산업이 신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곤충을 미래의 식량난을 해결할 대안으로 제시했다.

본지는 미래의 식량자원이자 애완·학습용을 비롯해 화장품·약품 재료로 활용되고 있는 곤충산업의 전망을 두 차례에 걸쳐 보도한다.【편집자 주】

제주지역 곤충산업 규모는 사육농가 19곳, 체험학습장 2곳, 연구소 1곳 등 모두 22곳이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사육 현황은 나비류 2만4000여 마리, 장수풍뎅이 2만4000여 마리, 흰점박이꽃무지 1만 마리 이상, 메뚜기류 5000여 마리, 동애등에 5000여 마리 등이다.

지난해 전국 곤충사육 농가는 724곳으로 총매출액은 3039억원으로 집계됐다.

제주는 전국 농가의 2.6% 수준에 머물지만 청정한 자연 덕분에 같은 곤충이라도 경쟁력 및 부가가치가 높은 편이다.

이 같은 이점을 활용해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에 있는 정의건강곤충농장 이상호 대표(64)는 27년 전부터 흰점박이꽃무지 애벌레, 즉 제주산 굼벵이를 사육하고 있다.

허준의 동의보감에서 굼벵이는 간에서 비롯되는 질병(간암·간경화·간염)과 성인병을 치료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했다. 그 효능만도 20가지에 달해 예로부터 약재로 이용됐다.

이 대표는 20년 전 남군농기센터에 재직 중 고향인 성읍민속마을에서 염장처리한 중국산 굼벵이가 판매되는 것이 사회적 문제가 되자 제주산 굼벵이에 대한 인공사육을 시도했다.

흰점박이꽃무지는 알→애벌레→번데기→성충까지 약 100일 동안 산다. 그는 1년 365일 동안 3번에 걸쳐 굼벵이를 생산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한 것이다.

그가 개발한 굼벵이 인공사육 및 대량 증식과 이를 숙주로 해 항암과 면역 기능을 높인 ‘밀리타리스 동충하초’ 재배기술은 2005년 특허를 받았다.

2007년에는 제10회 대한민국 농업과학기술상을 수상했고, 지난해는 한국곤충산업협회 제주지부장으로 선출됐다.

애주가인 그의 건강 비결은 굼벵이와 한약재를 함께 달린 엑기스에 있다.

그는 2009년 알콜성 간질환으로 입원을 했으나 답답한 병실생활이 싫어서 15일 만에 퇴원했다.

굼벵이 엑기스 복용으로 6개월 만에 간질환이 치유되자 의사는 믿기지 않는 표정을 지었다.

굼벵이 사육에 따른 수익은 어떨까. 그는 지난해 600평 하우스에서 황금향을 재배해 850만원을 벌어들였다.

반면 30평 온실에서 키운 굼벵이를 팔아 4000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만감류보다 굼벵이가 5배 이상 높은 수입을 올린 것이다.

따뜻한 기후와 청정한 환경 덕에 예로부터 제주 초가지붕에 서식하는 굼벵이는 최고로 쳐줬다. 그가 키운 제주산 굼벵이를 전국 농가에서 주문하는 이유다.

주문량에 따라 1㎏에 10만~15만원을 받고 판매했다. 굼벵이 110~130마리가 1㎏이 나간다.

동결 건조한 굼벵이는 엑기스와 환, 가루 등을 활용한 건강식품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2014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굼벵이를 승인받은 제품만 판매하도록 하며 한시적 식품원료로 인정했다.

그런데 한시적 식품원료로 지정되면서 전국에서 너도나도 굼벵이를 키우면서 최근 과잉 사육이 우려되고 있다.

이 대표는 “내가 키운 제주산 굼벵이는 매년 전국 농가에서 700㎏ 이상 주문이 들어왔으나 올해는 많이 줄었다”라며 “농가가 포화로 인한 굼벵이 시장은 앞으로 가격경쟁력과 청정 사육기술에 달려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한편 도내 곤충사육 농가의 60%는 굼벵이를, 40%는 지네를 키우고 있다. 한의학에서 지네는 신경통과 관절염에 탁월하고, 혈액의 나쁜 독소(어혈)를 배출해 주는 효능이 있다.

청정 제주산 말린 지네는 50마리에 15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마리 당 3000원인 셈이다.

제주산은 상품성을 인정받아 중국산 보다 3배 이상 가격이 높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