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페 서연의집 내부창에서 본 바닷가

2012년 3월 개봉된 영화 ‘건축학개론’을 본 이라면 누구나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1리 바닷가에 자리한 ‘서연의 집’을 기억할 것이다.

 

주인공 승민(엄태웅)이 첫사랑 서연(한가인)을 위해 지은 이 집은 ‘건축학 개론’의 또 다른 주인공이었다.

 

영화 제작사인 명필름이 2011년 구입해 ‘건축학개론’의 세트 및 촬영장으로 사용한 이 집은 2013년 3월 27일 ‘카페 서연의 집’으로 새단장해 문을 열었다.

 

이 건물은 영화 속 주인공인 승민과 서연이 15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되는 매개체이자 미완의 기억을 완성하는 공간이었다.

 

카페는 곳곳에 영화를 떠올릴 수 있는 장치들로 가득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어린 시절 서연이 키를 재던 흔적이 벽에 눈금처럼 남아 있다.

 

   
▲ 서연의집 외부 경관

영화 속에 등장했던 소품들을 실내 인테리어로 활용한 점도 눈에 띈다. 서연과 승민을 연결해줬던 CD플레이어와 전람회 CD, 서연을 향한 승민의 마음이 담긴 건축 모형도 카페 1층에 전시돼 있다.

 

바다가 훤히 내다보이는 큰 창문과 함께 두 사람이 함께 누워있던 2층 야외 테라스도 그대로 복원됐다.

테라스는 일반 시멘트 바닥이 아닌 잔디를 깔아 바다와 흙이 어우러지는 풍경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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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는 잔디밭 출입이 금지돼 실제로 영화 속 주인공들처럼 잔디에 누워볼 수는 없다. 하지만 잔디밭 앞에서 바다를 보며 차를 마실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영화 세트장을 카페로 처음 만든 명필름은 원래 이곳을 시나리오 작업실로 쓰려 했으나 영화를 본 관객들이 공간을 직접 둘러보고 영화의 흔적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보다 의미가 있다고 판단해 카페로 신축했다.

 

제주 올레 5코스에 자리한 ‘카페 서연의 집’은 495㎡ 부지에 건물 연면적 165㎡ 규모로 지어졌다.

 

영화 촬영이 끝난 2012년 1월 건물 설계를 시작해 같은 해 9월 착공, 6개월 만에 완공됐다.

 

‘카페 서연의 집’은 영화에서 건축 자문을 맡았던 구승회 건축가가 설계하고 영화 미술을 책임졌던 우승미 미술감독이 인테리어를 총괄했고 연출을 맡았던 이용주 감독도 아이디어를 보태는 등 ‘건축학개론’ 제작진이 다시 모여 영화 속 장면과 흔적들을 보전하되 실제 카페로 이용하기 위해 변화를 더하여 조성했다.

 

카페 오픈식에는 이용주 감독과 주연배우 엄태웅, 한가인을 비롯해 구승회 건축가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김문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