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킷리스트

▲책소개=버킷리스트
‘버킷 리스트’는 살아가는 동안 꼭 이루고 싶은 것들의 목록을 뜻한다. 2008년 개봉한 영화 ‘버킷 리스트’에서 모티브를 따온 이 책은 실제 사례들을 통해 버킷리스트의 중요성과 작성 방법, 실현 과정에서 얻는 삶의 행복에 대해 이야기 한다.

 

▲대담자
김미성=대학원에서 미학을 전공했고, 제주 출신 변시지 화백의 연구를 평생의 과제로 삼고  있다. 현재 서귀포문화원 사무국장, 다양한 프로그램 기획과 운영, 전통 재현과 발간사업 등에 힘을 쏟고 있다. ‘가장 서귀포다운 문화가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모토로 일한다.


강창주=서귀포시민의책읽기위원회 위원. 국문학과 동양철학 전공. 청소년, 일반인을 대상으로 동서양의 고전 읽기, 글쓰기 및 서예교실 등을 진행하고 있다. 자연과 문화가 함께하는 서귀포를 사랑하며 서귀포가 진정한 문화예술의 고장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힘을 보태려 한다.

 

▲행복은 목적이 아니라 과정이며, 행복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인류가 유사 이래 고민해 온 화두이지만, 정답은 없다. 인생은 수많은 갈래길로 이뤄져 있다. 나의 탄탄대로가 타인에겐 험난한 자갈길일 수 있다. 또 탄탄대로인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 갈래길로 접어든다. 버킷리스트는 인생길을 가는 과정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한 방편이다. 현재 어떤 길 위에 있든 인생을 사는 의미를 돌아보게 하고 행복에 대해 생각하게끔 단초를 제공한다. 인생의 행복을 깨닫는 길이 된다면 안할 이유가 없다. 지금 바로 버킷리스트를 작성해 보자.

   
▲ 서귀포 자구리 문화예술 공원에서 조각 작품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김미성(왼쪽) 서귀포문화원 사무국장과 강창주 서귀포시시민의책읽기위원회 위원.

강창주(서귀포시민의책읽기위원회 위원, 이하 ‘강’) 이 책을 읽으며 어떤 느낌이었습니까?


김미성(서귀포 문화원 사무국장, 이하 ‘김’) 버킷리스트를 썼던 지난날의 제 모습이 저절로 떠올랐습니다. 당시 감정이 살아나 설레고 행복했어요. 겨울밤이 하얗게 새는 줄도 모르고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꿈을 꾹꾹 눌러쓰던 열아홉 살, 대학 때부터 간절히 원하던 미학 공부를 하며 목표를 향해 가던 늦깎이 대학원생 시절, 문화원에 입사하며 서귀포 시민의 문화 행복을 위한 저의 역할과 목표들을 써내려가던 3년 6개월 전의 모습 등이 떠오르며 흥분됐습니다.


강: 단도직입적으로, 책 속의 질문처럼 만약 자신이 1년 후에 죽는다면 뭘 하고 싶습니까? 


김: 우선 사랑하는 사람들과 사진을 찍고 짧은 여행을 딱 열흘 간 다녀오고 싶습니다. 떠나는 나 자신에 대해서는 미련이 없지만 남겨질 사람들에게 인연을 정리할 시간을 갖도록 하는 차원의 여행입니다. 그후로는 깊은 산중에서 새와 바람과 물소리를 벗하며 방안 가득 책을 쌓아놓고 그간 읽고 싶었지만 못읽었던 책들을 읽고 싶습니다. 그렇게 오롯이 책과 함께 6개월을 사용하고 싶어요. 세 번째로는 인생의 가르침이 담긴 늘 읽혀질 좋은 글을 5개월 동안 쓰고 싶네요. 마지막으로 20여일 남은 기간에는 내게 남은 물질적인 것들은 기부하고, 그리고 내 신체 중 이식이 가능한 장기는 이식하겠다는 유언장을 쓰고 죽음을 맞이하렵니다.


강: 숙연해지는 느낌입니다. 어쨌든 인생의 마지막은 정리에 있다고 할 수 있군요.


김: 제 자신의 삶을 정리하는 것은 물론 제가 주변이나 사회에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도 정리하고 실천하고 싶습니다.


강: 조금 가벼운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최근 들어 서귀포문화원이 많이 달라지고 있다는 소식이 있던데 어떠한 변화가 있나요?


김: 작년부터 서귀포 최초로 문화대학을 개강했어요. 지역 주민을 위한 공연이나 마을콘텐츠 개발, 토요꿈다락학교 등을 통해 주민들이 문화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어요. 올해는 또 문화원 창립 20주년이 되는 해인데, 문화원의 독립원사 건립 등 굵직한 목표를 가지고 재도약하려 합니다. 이와 함께 ‘서귀포시민 문화가족 되기 운동’을 하려는데, 1인 1계좌 문화원 후원운동을 펼쳐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할까 합니다. 


강: 매년 청소년 토론 아카데미 강사로 활동한다구요. 청소년들에게 버킷리스트에 대해 말해 주고 싶은 것은?


김: 우선 무조건 버킷리스트를 써보자고 하렵니다. 버킷리스트를 쓰는 순간부터 주변의 에너지가 버킷리스트에 맞게 정돈될 것입니다. 우선 버킷리스트라는 씨앗부터 뿌려두어야 훗날 고운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처음엔 현재의 모습만 보이기에 허황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그것은 성장한 뒤의 자신의 모습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지레 겁을 먹고 핑계부터 찾기보다는 이것저것 재지 말고 우선 버킷리스트부터 작성하자고 유도하겠습니다.


강: 본인의 20~30대 버킷리스트와 현재의 버킷리스트는 차이점이 있는지요?


김: 있습니다. 하지만 버킷리스트들은 사슬처럼 연결돼 있는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잘 몰랐는데 지나고 보면 과거의 내 모습들이 있었기에 현재의 내 모습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당장은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은데도 세월이 흐른 뒤 제가 꿈의 목록 한가운데 있음을 발견할 때도 있습니다.


강: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주시죠.


김: 예를 들면 미학 공부를 하겠다는 생각은 20대 대학 시절에 가졌습니다. 하지만 실제는 40대 주부가 되어서야 시작할 수 있었지요. 또 선생님이 되겠다는 꿈은 청소년 시절에 가졌는데, 대학 졸업 후 20년 정도 지나서야 학교 밖에서 선생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무엇보다 저는 제가 생각하고 바라고 느끼는 대로 살아가게 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제가 원하고 만들어낸 에너지의 파동들은 비슷한 꿈을 가진 사람과 에너지를 주변에 끌어모아, 그 꿈을 이루어내는 것 같습니다. 그게 삶의 신비로움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강: 버킷리스트를 쓰는 것 못지않게 하루하루 실천이 중요할 듯한데요?


김: 하루하루가 저의 버킷리스트를 실행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바쁜 일상 때문에 놓칠 때도 있지만, 버킷리스트의 파장 안에서 살아갑니다. 한번 강한 힘으로 작성했던 버킷리스트의 에너지는 계속해서 저에게 영향을 줍니다. 즉 버킷리스트는 방황할 수 있는 생활을 제자리에 돌려놓고, 게다가 한 단계 향상된 모습으로 나아갈 힘을 주는 것 같습니다.


강: 이 책에서 몇 개의 버킷리스트를 선택한다면?


김: 나날의 작은 일에서 삶의 큰 기쁨을 찾기와 인생에 정답은 없다, 하고 싶은 대로 살자와 억 이상 기부하기입니다.


강: 현재의 버킷리스트는?


김: 세상 사람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 또 변시지 화백의 작품을 연구하고 책으로 발간하기, 세상을 이롭고 아름답게 살다 미련없이 마무리하기 인데요. 너무 추상적인가요.


강: 크게 영향을 받은 사람이 있나요?


김: 미국의 경제학자 스콧 니어링(1883~1983)에게서 크게 느꼈습니다. 30대에 그의 책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를 읽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는 삶의 마지막에 스스로 곡기를 끊고 죽었는데, 사는 동안 최선을 다했고, 미국 산업주의의 야만성을 질타했습니다.


강: 책 중간 중간 나오는 명언들 중 가장 와닿았던 것을 고른다면?


김: 알차게 보낸 하루가 편안한 잠을 제공하는 것처럼 알찬 생애가 평온한 죽음을 가져다준다(레오나르도 다 빈치). 등에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먼 길을 가는 것이 인생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인생을 급히 달리지 말고 천천히 가야 한다(공자)입니다. 공자의 말씀은 등에 진 짐, 인생의 고난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뜻으로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