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형물이 설치된 건 세계자연유산의 기틀을 마련한 부 선생과 그의 제작들인 꼬마탐험대의 업적을 재조명하고, 잊혀져 가는 만장굴 탐험 일화를 널리 알려 탐방객들에게 교육적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만시지탄이지만 감개무량한 일이다. 70년전 만장굴을 탐사했던 부 선생과 꼬마탐험대의 오랜 숙원이 결실을 맺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흐르는 세월에 부종휴 선생은 5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고, 꼬마 대원 30명도 이제 4명만 생존해있다. 만장굴은 1946년 무명의 동굴을 탐사한 부 선생과 꼬마탐험대에 의해 최초로 발견돼 그 실체가 밝혀졌다. 이후 ‘많은 굴 중에서 으뜸’이란 뜻의 만장굴로 명명됐고, 제주를 대표하는 세계자연유산이 됐다.
당시 부종휴 선생은 김녕초등학교 교사였고, 꼬마탐험대는 이 학교 6학년에 재학 중인 어린이들이었다. 짚신을 신고 도시락을 어깨에 둘러멘 꼬마들이 횃불을 조명삼아 20m의 줄자를 이용해 거리를 측정해가며 어둡고 축축한 동굴 내부를 탐사하는 장면은 한편의 드라마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모험 정신을 발휘해 이뤄낸 놀라운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오늘 제막식을 기점으로 ‘기념사업회’가 중심이 돼 부종휴 선생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학술ㆍ문화행사, 자료 기록화, 체험사업, 전시관 개관 등 다양한 기념 사업이 활발히 추진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니 반드시 그리 돼야한다. 그러면 후세대에게 인물사적 교훈을 주고, 관광객들에게 감동을 안기는 문화관광자원으로 충분히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도민들의 깊은 관심과 성원을 기대한다.
부종휴 선생은 제주가 낳은 인물로 해방 이후 식물과 동물, 고고학 등 제주의 자연자원을 발굴해 내는 데 뚜렷한 발자취를 남겼고, 국립공원과 세계자연유산이 될 수 있는 학술적 기초를 마련한 토종 과학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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