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담 넘어 도주…제주공항 보안 '뻥 뚫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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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 출국 30대 3m 담 넘고 밀입국 시도...뒤늦게야 출입국 수속서 발견
▲ 지난 18일 오후 11시께 30대 중국인 남성이 제주국제공항 관제탑 서쪽에 있는 담을 넘어 도주한 사건이 발생했다. 담 너머에는 지난달 렌터카 차고지가 조성됐다.

30대 중국인이 제주국제공항 담을 넘어 도주한 사건이 발생, 공항 보안에 구멍이 뚫렸다.

 

19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10시47분께 제주공항 서쪽 관제탑 인근에서 중국인 왕씨(34)가 높이 3m의 담을 넘고 도주했다.

 

외국인이 제주공항의 담을 넘어 밀입국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춘추항공8798편으로 중국 하얼빈에서 제주공항에 100여 명의 승객과 함께 도착한 왕씨는 대합실까지 운행하는 버스에 탑승하지 않고 계류장에서 곧바로 달아났다.

 

왕씨는 항공기에서 내려 건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31분 정도를 공항 한쪽에 숨어 있다가 담을 넘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왕씨가 2m 높이의 시멘트담을 올라간 뒤 1m 높이로 설치된 철제 펜스의 구멍이 뚫린 곳을 밟고 넘어간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제주출입국관리사무소는 입항 보고서에 기재된 승객보다 입국 심사를 받은 승객이 적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공항에 설치된 CCTV를 확인했다.

 

CCTV에는 왕씨가 이날 오후 10시47분께 펜스 철조망을 넘어 도주하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왕씨는 계류장에서 공항 담까지 150m의 거리를 도주하는 동안 발각되지 않았다. 담에는 철제 가시 철망에다 CCTV가 있었지만 왕씨가 월담하는 것을 제주공항공사는 발견하지 못했다.

 

왕씨는 과거 제주시 오라동 건축현장에서 일하다 불법 체류 사실이 적발돼 강제 출국됐었다. 이번에도 밀입국을 시도하기 위해 공항 담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출입국관리사무소는 과거에 왕씨를 채용한 고용주를 추궁한 끝에 19일 낮 1시30분께 오라동 가정집에 숨어 있던 왕씨를 검거했다.

 

왕씨는 도주 14시간 만에 붙잡혔으나 담을 유유히 넘을 동한 단 한 차례도 제재를 받지 않을 것으로 알려져 연간 2000만명이 이용하는 공항 보안이 허술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지난 1월 중국인 30대 부부가 인천공항 출국장의 잠금 장치를 뜯고 도주한 사건이 발생했고, 2012년에는 몽골인이 인천공항을 둘러싼 5.5m의 담을 넘어 밀입국하기도 했다.

 

김해공항에서는 2012년 베트남인 20대 남성이 항공기에서 내린 후 공항 담을 넘어 탈출하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이 사건으로 공항공사는 김해공항의 기존 2.7m짜리 철조망을 높이 3.4m의 블록형 담으로 바꾸고 담에 진동을 감지하는 장치를 설치한 바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기 트랩에서 내리면 안내요원과 지상요원 등이 배치돼 있어서 대합실까지 운행하는 버스를 타지 않고는 도주하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야간에 감시가 소홀하고 어수선한 틈을 이용해 도주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인 왕씨의 도주 사건에 대해 제주공항공사는 내부 보안망에 대해 점검을 하고 도주 경로를 확인하는 등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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