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망치한(脣亡齒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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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운 편집부국장 대우

중국의 덩샤오핑은 집권 후 검은고양이든 흰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며 개방정책을 실시, 오늘날 G2국가의 토대를 마련했다.

13억 인구 중 5% 정도가 우리나라의 재벌과 같은 부자들이고, 한국에게 중국은 최대의 수출 대상국이면서 국내 여행수지 흑자 최대 기여국이다.

세계적인 관광지인 제주에도 중국의 영향력이 적지 않다.

해마다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제주의 관광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2012년 제주를 찾은 중국 관광객은 108만4000명에서 2013년 233만3000명, 2014년은 285만9000명으로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메르스 여파로 인해 223만7000명으로 주춤했으나, 올 8월까지 216만1000명으로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87%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관광객들은 시내 면세점과 주변상가, 중앙로지하상가 등에서 화장품이나 의류 등을 싹쓸이 쇼핑하는 등 경제개방으로 쌓아 올린 부를 마음껏 자랑하면서 제주 관광업계의 큰 손으로 부상했다.

중국 이름을 내건 도로까지 생겨날 정도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신용카드 사용금액은 4조9000억원이며 이 중 중국인 관광객들이 사용한 금액은 5000억원이다.

제주지역 전체 카드 사용액의 10%를 넘긴 엄청난 수치이다. 2012년은 1000억원에서 2013년 2000억원, 2014년 4000억원 등 중국인들의 도내 카드 사용액의 연평균 증가율은 무려 74,9%에 달하며 제주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부작용도 적지 않다.

최근 제주시지역 한 성당에서 기도하던 60대 여성을 중국 관광객이 살해하는가 하면 8명의 관광객이 식당업주를 집단폭행하는 등 중국 관광객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 7월까지 도내에서 발생한 외국인 범죄자 347명 중 중국인이 240명으로 전체의 69.2%를 차지하면서 도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또한 중국인 큰손들이 대형 개발사업을 진행하면서 제주지역 토지는 물론 호텔 등 부동산을 무차별적으로 사들이면서 제주가 중국에 팔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부작용으로 최근 도민사회는 중국인에 대한 반감이 높은 실정이다. 그렇다고 중국인 관광객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순망치한(脣亡齒寒),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린 법.

한해 200만명이 넘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발길을 끊을 경우 제주경제는 큰 타격을 입을 것이 자명하다.

도민사회의 안전을 지키면서 관광업계의 이윤도 대변해야 할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중국인 관광객을 유커(遊客)라 부른다. 유커들이 쇼핑위주의 단체관광객이라면 최근에는 싼커(散客)가 늘고 있다. 싼커란 싼 물건을 찾는 관광객이 아니라, 체험위주의 개별 자유여행을 즐기는 사람을 말한다. 이 싼커가 증가하면서 유커들의 자리를 메우고 있다고 한다.

제주관광공사는 제주관광의 질적 성장을 위해 이들 싼커 모객을 위한 유치 전략을 수립하는 등 개별 관광객 유치에 노력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싼커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쇼핑 중심의 관광상품에서 벗어나 제주 전통의 음식과 체험, 공연 등 문화 콘텐츠가 결합된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

제주는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등 세계 최초로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3관왕에 올라 전 세계로부터 명품 제주의 가치를 공인받으며 세계 최고의 관광지로 부상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한 지질트레일 등 생태체험관광, 제주에 집중된 근대 건축물 투어 등 지역별 테마별로 다양한 관광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외국인 강력범죄에 대해 엄정한 법 집행과 관리, 외국인 범죄대응 시스템 구축 등도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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