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밀 자료에서도 나타나...5명 중 1명 살해된 것”
제주4·3사건으로 6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당시 제주도지사(임관호)가 미 정보국에 전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브루스 커밍스 미국 시카고대 석좌교수는 지난 21일 제주칼호텔에서 열린 제6회 제주4·3 평화포럼 둘째 날 행사에서 ‘미국의 책임과 제주의 학살’ 주제발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커밍스 교수는 “미국 공식 자료에서는 1만5000명~2만명의 제주도민이 사망했다고 1949년에 보고됐지만, 대한민국 공식 수치는 2만7719명으로 집계됐다”며 “하지만 당시 제주도지사는 6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4만명이 일본으로 피난갔다고 미 정보국에 은밀히 전달했다”고 폭로했다.
커밍스 교수는 “공식적으로는 3만9285채의 집이 붕괴됐지만 당시 제주도지사는 언덕 부근에 놓인(중산간마을) 집 대부분이 사라진 것으로 봤다”며 “사실상 400개의 마을 중 170개 마을만이 남았는데 이는 주민 5명 중 1명이 살해됐고, 절반 가량의 마을이 파괴됐다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는 이어 “오랜 기간 기밀이었던 미국 자료에 의하면 3만명~6만명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4만명 이상이 일본으로 피난을 갔다고도 한다”며 “1940년대 말 제주도에는 30만명 정도가 거주하고 있었는데 아무리 이 사건이 긴급한 전시 사태에 발생할 것이라 변론할지라도, 미국의 양심의 가책을 누그러뜨리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커밍스는 지난 22일 제주4·3평화공원 위령제단을 찾아 존 메릴 전 미국무부 동북아 실장, 표트르 서큐비츠 폴란드 아우슈비츠 비르케나우 박물관 연구센터 소장, 베르네 페니히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 명예교수 등 해외 석학들과 함께 4·3영령들의 넋을 위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