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재난에서 안전한가
제주도는 재난에서 안전한가
  • 제주신보
  • 승인 2016.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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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택. 전 탐라교육원장/수필가
     
 

날씨만큼이나 변덕스러운 게 있을까? 엊그제만 해도 찜통더위에, 한낮의 폭염에 아우성이고 한밤이 열대야라고 여름을 향해 볼멘소리로 욕을 쏟아 냈다. 다시는 안 볼 것처럼 투덜대고 아우성쳤다. 그렇다고 속이 확 풀리는 것도 아닌데.

한데 언제 그랬느냐는 듯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분다. 병 주고 약 주는 것 같아 마음이 내키지 않지만 별도리가 없으니, 받아들일 수밖에. 싸울 게 따로 있지 처음부터 승산이 없는 겨룸이었다. 자연의 위력 앞에 인간의 힘이 얼마나 나약한 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

추석을 며칠 앞두고 호주에 가 있는 아들한테서 뜬금없는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한국에서 지진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무슨 소리냐”고 반문을 하며 전화를 끊고 TV를 켰다.

그런데 채널을 이리저리 돌려봐도 일상적인 프로그램만 반영하고 있다. 조금 시간이 지나자 ‘경주에서 지진이 발생했다’ 는 자막이 뜬다. 먼 나라에서조차 우리나라에 지진이 발생했다는 것을 감지하고 있는데, 정작 내가 살고 있는 나라에서 캄캄 소식이니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다.

내용은 이렇다.

9월 12일 오후 경북 경주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내륙 지진이 발생하면서 그 여파가 제주에까지 미쳤다. 고층 아파트의 창문이 흔들리기도 하고, 지진 관련 신고도 폭주하며 시민들의 불안을 키웠다.

기상청에 따르면 경북 경주시 남서쪽 9㎞ 내륙지역에서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어 규모 5.8의 지진이 추가로 발생했단다. 5.8은 기상청의 지진 관측 이래 국내에서 발생한 역대 최대 규모이다.

제주에서도 오등동 제주지진관측소에 설치된 무인장비 지진계에서 진동이 확인됐다. 제주도도 이제 안전시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게 입증되었다.

한 책임연구원의 말에 따르면 “재난 발생 시 ‘예방→대비→대응→복구’ 4단계가 원활히 진행되어야 하는데, 그 중에서 가장 첫 번째 ‘예방’인 재난문자 조차 제대로 발송되지 않는 것은 큰 문제라며, 섬이라는 지역적 특성상 재난구호의 골든타임을 놓치기 쉽기 때문에 재난이 발생했을 경우를 대비해 확실한 구호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가 거듭될수록 크고 작은 일들이 줄을 잇는다. 지진, 홍수, 살인적인 더위, 폭탄 테러, 태풍….

그런가하면 이웃에서는 김정은이 붉은 혓바닥을 날름거리며 금방이라도 집어삼킬 듯 연일 핵실험을 하고 있어,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러한 위급함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일부는 재난에 대한 인식을 제대로 못하는가 하면, 관할청에서는 늑장 대응을 하고, 정치판에서는 진흙탕 싸움만 벌이고 있다. 나라는 혼란스럽고 위기상황이라 똘똘 뭉쳐도 부족할 판인데, 자기들만의 이기심을 내세우는 모양새다.

이제 강 건너 불구경하듯 희희낙락할 때가 아니다. 언제 위험이 우리 앞에 불어 닥칠지 모른다. 남의 일은 곧 나의 일이니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이번 기회를 반면교사로 삼아 도내 다중이용시설과 노후주택에 대한 안전자문단을 활용해 안전점검을 벌이기로 했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학교는 수많은 어린 학생들이 모여 생활하는 곳이다. 다른 곳보다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형식적이 아닌 실질적인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시민들도 적극적인 협조로 만약에 대비한 정신 무장을 갖춰야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