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도 문자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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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운 시인, 수필가>

“한국에도 문자가 있나요?”


“예, 물론이지요. 한글이라고 하는 고유한 문자가 있습니다.”


“조금 설명해 주시겠어요?”


“그러지요, 그럼 한 10분만 시간을 주시면, 누구나 한글을 읽을 수 있도록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나는 세네갈 다카에 있는 국제학교인 한 초등학교를 방문 중이었다. 히잡을 쓴 무슬림 학교장은 미국에서 공부한 인텔리로 매우 적극적인 성격으로 보였다. 한국에 대해 많은 질문을 했다. 나는 무슬림반 4학년 아이들에게 한국어를 설명해 주었다. 우선 칠판에 프랑스어로 세네갈(SENEGAL)이라고 쓰고 한국어로 자음과 모음을 나누어 설명하고, 조합하여 한글의 원리를 설명했다. 이어서 수도인 다카(DAKAR)와 꼬레(CORE?)를 예를 들어 설명했다. 채 5분도 걸리지 않아 그들은 한국어의 구성 원리를 이해하는 것 같았다.


이어서 아이들의 이름을 우리말로 써주었다. 선생님들과 아이들은 모두 박수를 치고 기뻐하여 즐거워하였다. 너무도 쉬운 우리 한글에 아이들의 얼굴엔 어떤 감탄과 경이로움을 피어오름을 느낄 수 있었다.


한글을 알릴 다른 기회도 있었다. 예를 들어 세네갈에선 일년에 한 번씩 한국문화의 날 행사를 한다. 한번은 다카에서 또 한 번은 아주 변경인 땀바꾼다에서 열렸다. 이 행사에는 태권도 시법, 사물놀이, 한국 음식, K-POP, 한복 입어보기, 재기차지, 한글 서예 등의 코너가 마련되어 있었다. 나는 두 차례 한글 서예를 담당했다. 그들의 이름을 궁서나 예서체로 써 주었다. 한국에서 태권도를 배웠던 청년도 있었는데 무척이나 좋아하며 오래 간직하겠다고 한다.


사실 세네갈을 비롯한 아프리카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국이 어디에 있는지, 한국말이 있는지, 하물며 문자가 있는지 알지 못한다. 내가 근무했던 교육부 직원들도 대부분 그러했다. 그래서 한국어에 대해 알고 싶은 직원들에게 책자를 주거나 개인 교습을 해주곤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등으로 인사를 나눌 정도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아프리카 사람들은 한국, 중국, 일본이 꼭 같은 말과 문자를 쓰는 나라로 알고 있다. 우리가 어렸을 때 백인을 보면 모두 미국인으로 생각해서 ‘양키’라고 불렀던 것처럼, 그들도 동양인은 모두 ‘시누아’로 생각한다. 시누아는 프랑스어로 중국인이란 뜻이다. 그래서 걸어가면 아이들이든 어른이든 그냥 ‘시누아!’하고 부르며 놀리거나, 물건을 사라고 요구한다.


가끔씩은 “나는 한국인이야. 안녕하십니까? 라고 인사해야해!”하고 가르쳐 주지만 그들은 오히려 이상하게 생각할 뿐이다.


지난 10일은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반포한지 570년이 되었다. 세종의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이 얼마나 극진하였는지를 보여주는 결정체가 한글이다. 기본글자(ㄱ, ㄴ, ㅁ, ㅅ, ㅇ)는 소리 낼 때 발음기관의 모습을 상형화하여 만들었고, 중심 모음인 중성은 하늘(ㆍ), 땅(ㅡ), 사람(ㅣ)을 상형하여 만들었다. 과학과 철학이 융합된 글자다. 자음 14자 모음 10자, 모두 24자로 동물의 울음소리와 자연의 음향까지 거의 표현할 수 있는 최고의 글자가 탄생했다. 특히 컴퓨터 시대에는 중국어나 일본어 보다 7배나 빠른 속도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세계 최고의 문자로 인정받고 있다.


옥스퍼드 대학은 한글을 합리성, 과학성, 독창성 등으로 세계 최고의 문자로 발표했으며, 세계의 언어학계는 한글을 모든 언어가 꿈꾸는 최고의 알파벳으로 인정하고 있다. 한글 덕택에 한국은 문맹률이 거의 0%이나 중국은 아직도 50%, 미국은 21%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나는 대학에서 한국어교사 과정을 이수했었다. 덕분에 아프리카에서 한국어 교사로 매주 봉사활동을 할 수도 있었다. 세계 최고의 글자 우리 모두 사랑하고 아끼고 잘 전파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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