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삶을 지휘하는 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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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철 제주대학교 화학·코스메틱스학과 교수

지구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을 비롯한 동·식물인 유기체와 무기물은 100여 가지 원소의 장난이다. 고등동물일수록 삶 자체를 영위하는데 필요한 원소의 종류가 더욱 다양할 것이다.


생체에 관여하고 있는 원소의 내면세계를 관찰하는 것은 건강한 삶과 의미있는 삶을 유지하는데 상당히 중요하다. 유기체에 필요한 미량 원소를 확인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다.


건강한 유기체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원소의 양이 미량이지만, 이것이 결핍되면 기능 악화가 발생한다. 아직도 인체에 필요한 이런 미량 원소의 기능이 규명되지 않은 것들도 있다.


물론 생무기화학적 기술이 더 정교해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인체에 필요한 원소 목록에 더 많은 것들이 추가될 것이다. 이런 다양한 원소들을 골고루 섭취하고, 이들의 기능을 음미하면 건강한 장수를 누릴 수 있다.


베르셀리우스(Jons Jakob Berzelius)는 그 세대에서 그가 갖고 있던 보잘 것 없는 실험기구를 고려하면 모든 시대를 통틀어 가장 뛰어난 실험 화학자일 것이다.


그는 열악한 실험 환경에서도 당시 알려진 50여 가지 원소의 정확한 질량을 알아내려고, 10여년 동안 2,000여 실험을 수행했다. 그는 다양한 업적과 함께 세륨, 토륨, 셀레늄(Se), 그리고 규소(실리콘, silicon; Si)를 발견하기도 했다.


이 원소들 중 셀레늄과 규소는 세계적으로 특히 중요하다. 셀레늄의 독성이 알려진 것은 오래 전 일이지만, 이 원소가 인간의 건강에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내는 것은 최근부터 밝혀지고 있다.


음식물 속의 미량의 셀레늄은 인간의 심장질환과 암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 최근 연구에 의해 규명되고 있다. 27개국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특정 지역에서 암 사망자와 토양의 셀레늄 함량은 반비례 관계가 있음을 확인했다.


셀레늄은 심장 근육에서도 발견되기 때문에 적절한 심장 기능에 의미있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발톱 시료 분석 결과에 의해 이것은 전립선암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한 논문도 발표되었다.


1960년대까지 셀레늄은 유리 첨가제로만 사용되었다. 셀레늄화 카드뮴(CdSe)은 유리에 첨가하면 빨간 루비색을 띠므로, 유리 공예가들에게 인기가 있다.


셀레늄화 카드뮴은 전기 전도도가 쪼여지는 빛의 세기에 비례하는 장점을 갖고 있어 광전지의 반도체 화합물로 사용되고 있다.


별로 관심을 끌지 못하던 셀레늄이 모든 사람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원소로 탈바꿈하게 된 것은 건조 사진술이 발명되어 복사의 수단으로 사용된 이후부터이다.


광복사기와 레이저 프린터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드럼은 셀레늄으로 코팅되어 있다. 독성을 지닌 셀레늄은 인간의 건강과 일상생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특성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규소는 산소 다음으로 지구상에 많이 존재하는 원소이다. 산소와 결합한 규소 화합물이 모래, 암석, 토양 대부분을 형성하고 있다. 규소는 San Francisco 근교 ‘실리콘 벨리’ 정밀 전자산업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실리콘 칩 기술과 인쇄회로는 집채만 한 컴퓨터를 고체상태 회로의 탁상용, 또는 노트북 컴퓨터로 변화시켰다. 또한, 일상생활에 절대적인 존재인 유리는 이산화 규소의 조화물이다. 셀레늄과 규소도 인간의 삶을 지휘하는 중요한 원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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