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운전자의 자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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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회 제주대 교수/독일학과 논설위원

최근 일간지 ‘국제’란 한쪽 귀퉁이에서 ‘큰’ 소식을 접했다. 제목만 보고 넘기다가 하마터면 놓칠 뻔했다. 우리가 숨쉬고 살 수 있는 유일한 행성인 지구생태계에는 아주 중요한 소식이었다. 197개국이 감축하기로 합의한 ‘수퍼 온실가스 HFC’에 관한 기사였다. 이산화탄소보다 최대 1만 배 이상의 온실효과를 내기에 ‘수퍼 온실가스’로 불리는 수소불화탄소는 1980년대부터 염화불화탄소(CFCs)를 대체한 것으로, 에어컨이나 냉장고 등의 냉매로 사용되는 프레온 가스다. 새로 개발된 이 프레온 가스도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낙인찍힌 것이다.

2016년 10월 15일(현지시각) 아프리카 르완다에서 폐막한 제28차 몬트리올의정서 당사국회의에서 197개국이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수소불화탄소 감축에 합의했다. 몬트리올의정서는 1989년 1월에 발효된 것으로 오존층 파괴 물질인 프레온가스(CFCs)의 생산과 사용을 규제하여 오존층을 보호하려는 국제협약이다. 이 의정서 이행을 위한 기금도 마련되어 1991년부터는 오존층 파괴물질의 사용을 단계적으로 줄이기 위해 미화 30억 달러 이상을 개도국에 지원하고 있다.

오존층은 지구의 중요한 자원임을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산업에 막대한 효과를 미칠 것으로 우려한 나머지 오존층 보호를 위한 국제적인 합의가 도출되지 못했다. 그후 오존층 파괴에 따른 위기의식의 증대와 국제민간단체들의 압력 등으로 국제적 합의의 필요성이 증대되기에 이르렀는데, 몬트리올의정서가 그 결과물이었다. 그 후 28년째에 열린 제28차 당사국회의의 합의문은 전 세계 주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모두 참여하는 강력한 지구온난화 방지 대책을 담은 인류가 내디딘 ‘기념비적인 발걸음’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술을 향유하는 ‘기술소비자’로서는 프레온가스를 대신하게 될 새로운 냉매 기술 소식을 고대할 뿐, 에어컨 덜 쓰고 냉장고 문 덜 여닫기 빼고,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10월 25일자 일간지에는 ‘이산화탄소 농도 역대 최고치’ 소식이, 위쪽의 수서발고속철 시승소식과 왼쪽의 외국 관광청의 큼지막한 광고 사이에, 처박혀 있다. ‘기후변화 저지선’인 400PPM이 뚫렸다는 이 ‘엄청난’ 소식이.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세계 120곳에서 관측한 이산화탄소 농도를 분석한 결과 2015년의 지구평균농도가 400PPM이다. 18세기 산업혁명 당시에는 280PPM이었다. 1950년대에는 연간 0.7PPM 정도 오르던 것이 지난 10년 동안은 해마다 빨라져서 매년 2.1PPM 씩 짙어졌는데, 2014년과 2015년에는 2.3PPM씩 늘었다. 이 농도가 450PPM에 달하게 되면 생명체가 본격적으로 멸종하기 시작한다고 하니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 20년 뒤에는 우리가 보는 앞에서 생명체가 멸종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가 없다. 우리나라는 더 심각하다. 1999년부터 온실가스 관측을 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지난 2012년에 400.2PPM이었고 작년에는 407PPM을 기록했다. 이산화탄소 평균농도 증가속도가 세계평균보다 더 높으니, 생물 멸종 현상도 평균적인 국가들의 경우보다 더 빠를 것이다. 2013년 기준 국민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에서 우리나라는 러시아와 중국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려는 개인의 노력이 절실한데, 원한다면 가능하다. 전기차를 이용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전기차용 배터리 성능이, 단기적으로는 충전기술이 개선됨으로써, 제주도민 모두가 ‘탄소 없는 섬’ 프로젝트 참여자라는 자부심을 갖게 될 날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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