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큰지그리오름-제주의 허파, 곶자왈…그 속에 숨겨진 보물 같은 속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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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에 위치한 큰지그리오름 전경.

제주의 허파인 곶자왈의 속살과 오름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 곳이있다. 바로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의 큰지그리오름.


큰지그리오름은 제주돌문화공원에서 운영하는 교래휴양림을 통해쉽게 만날 수 있다. 남조로변 교래휴양림에 들어서면 제주의 전통초가가 방문객을 반긴다. 여기서부터 제주의 옛 정취가 물씬 풍긴다. 입장권을 구입한 후 ‘오름산책로’ 이정표를 따라가면 큰지그리오름 정상으로 연결된다.


큰지그리오름은 교래 곶자왈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는데, 출발지점에서 오름 산체가 눈에 들어오는 지점까지가 3.6㎞, 오름 입구에서 정상 전망대까지는 400m다. 3.6㎞ 구간의 오름산책로가 짧은 거리가 아니어서 다소 지루할 것 같지만 주변에 볼거리가 많아 다른 오름산행에서 느낄 수 없는 색다른 즐거움이 있다.


이 오름산책로는 제주의 곶자왈 원형을 최대한 보전하면서 조성됐다. 곶자왈 숲길에는 1940년대 이 지역 주민들이 산전을 일구었던 산전터와 1970년대 이전까지 숯을 만들었던 숯가마터가 온전히 남아 있어 인문학적 가치와 생태환경적인 가치가 높은 곳으로 자녀들의 자연생태학 습장으로 제격이다.


또한 교래리 곶자왈은 살아있는 식물원으로 함몰지와 돌출지로 인한 남방계와 북방계 식물이 한데 공존하고 있어, 다양한 식생과 곶자왈의생성과정을 접할 수 있다.


곶자왈은 대부분 바위로 이뤄지고, 토양층이 빈약한 탓에 이 곳의 나무들은 돌 틈 사이에서 위태롭게 자리 잡고 있다. 뿌리가 이 같은 토양에 적응하고 나무가 쓰러지지 않게 하기 위해 땅 위에 노출된 채 바위를 감싸는 등의 특이한 모습도 쉽게 관찰할 수 있다.


이처럼 과거 제주 중산간지역 주민들의 삶과 제주지역만의 자연특징인 곶자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기에 오름 가는 길 곳곳에는 탐방 객들이 한자리에 모여 숲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6개소의 야외교실도 마련돼 있다.

▲ 교래 곶자왈 깊숙한 곳에 숨겨진 큰지그리오름 정상에선 제주 동부권역이 한눈에 들어온다. 사진은 큰지그리오름 정상에서 바라본 한라산.

이렇게 걷다보니 어느 새 울창한 나무 사이로 큰지그리오름이 모습을 드러낸다. 오름 주변은 그동안 걸어온 곶자왈과는 또 다른 모습이다. 하늘을 찌를 듯 곧게 솟은 편백나무 숲에 삼림욕을 할 수 있도록 곳곳에 평상과 야자수 매트가 마련돼 있다. 경사도가 높아 지그 재그식 돌계단 등으로 마련된 탐방로를 따라 오르다보면 정상이다.

 

정상 전망대에 서면 제주 동부권역이 한 눈에 들어온다. 멀리 한라산을 비롯해 바로 인근에 큰지그리오름의 아우격인 작은지그리오름, 바농오름, 절물휴양림앞에 있는 민오름은 물론 멀리 서귀포시 성산읍과 표선면 정석비행장과 주변 오름, 남원읍지역의 오름들도 내 품에 안긴다.


시간적 여유가 있고, 간식과 식수만 충분하다면 인근의 작은지그리와 바농오름도 찾아볼 만하다. 전망대에서 올라왔던 길 맞은 편으로 작은길 흔적이 있다. 이 곳으로 몇 미터 진입하면 산소가 나오고, 산소를 지나 걷다보면 갈림길이 나온다. 이 갈림길에서 내리막 방향을 선택하면, 큰지그리와 작은지그리 사이로 나오게 되고, 이 곳에서도 역시 사람들의 발길 흔적만 잘 찾으면 어렵지 않게 작은지그리오름과 바농오름 정상에 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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