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그러나 안보현실을 직시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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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윤 한국군사과학포럼 대표/논설위원

최순실 게이트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무자격 비선실세들이 대통령과의 사적친분을 이용해 국정을 농단해서다. 권력의 사유화와 정책개입, 공직자 인사, 공천문제, 각종 이권개입에까지 개입한 정황이 들어나 놀랄 따름이다. 청와대 수석비서관과 소위 ‘문고리 3인방’ 비서관은 최씨 수족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렇듯 최씨는 대통령과 40년 지기의 최측근이란 위세로 국기를 문란시켰다. 사립명문대에 특기자 신분으로 특혜 입학한 딸도 의혹투성이다.

최씨와 연결된 핵심 인사들은 면면이 건강한 시민들하고는 거리가 있다. 그들이 한 통속이 되어 헌정질서를 어지럽힌 것이다. 이들을 감싸고 돈 대통령의 분별없는 리더십은 공·사구분 조차 못한 무능함의 극치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이에 국민의 실망이 분노로 변한지가 오래다. 지난 3년 9개월, 대한민국과 결혼했다는 대통령을 진심어린 마음으로 응원하던 국민들의 분노다. 정치이념, 계층, 지역과 무관한 성난 민심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어 가히 국가의 총체적 위기라 할 만하다. 2년 전 정윤회 사건이 발생했을 때도 비선실세니 문고리 3인방이니 하는 문제를 그저 정치공세려니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보니 그게 아니다.

다른 한편, 이 시점에 최순실 게이트가 들어나 다행스럽다는 생각이다. 게이트에 연루된 인사들은 사익적 목적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저지를 수 있는 자들이라서다. 권력의 단맛을 본 그들이다. 사익적 목적을 위해서라면 대통령을 앞세워 비상계엄 상황까지 몰고 갈 수 있는 무서운 자들이다. 그러니 이들을 감시하고 단죄해야 할 총리, 사정기관의 핵심 공직자, 대통령 참모, 집권 여당은 우리의 혈세나 축내는 허수아비란 욕을 먹어도 싸다. 물론 문제의 중심에는 소통 없고 분별력 없는 대통령 리더십이 있다.

우리 모두 정신 바짝 차려야 할 때다.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은 고도화 되고 있다. 남북 간의 대화통로도 막혔다. 중국은 대북제재에 시늉이나 한다. 미국 외교가는 북한 핵 폐기가 아닌 핵동결을 주장하고 이를 평화협정논의와 연계하라고 주문한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동맹국이 안보 무임승차한다고 동맹의 조정을 주문하고 있다. 주둔군 정책과 군사력 운영의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이러한 틈을 노릴 북한과 중국이다.

북한이 핵을 무기화 한다면 남북한 군사력 균형은 깨진 상태가 된다. 그 시기가 불과 2~3년 안팎이다. 경제가 망가졌다는데 재래식 전력은 그대로다. 오히려 특수전 부대를 키우며, 전투기 이착륙 빈도를 늘리는 북한이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가. 미공군 B1B 전략폭격기와 F22 랩터가 비행하고 요코스카항의 미 7함대가 한반도를 향하고 있다는 영상을 봐야 안심하는 나라다. 미국의 확장억제보장에 의존해야 하는 ‘한심한’ 처지다. 그럼에도 북한미사일을 감시하고 요격할 사드배치조차 순탄치가 않다. 일부 정치권은 북한이 환영할 모병제 전환이나 외치고 복무기간 단축 카드를 만지작거린다. 정부는 태연히 병력감축을 하고 앉았다. 전력공백을 메울 과학기술군, 예비전력 육성은 지지부진한데도 말이다.

최근 부쩍 미국의 전현직 외교·국방 고위관료들은 우리와 다른 방향의 선제 타격론을 말하고 있다. 우리의 입장과 달리 미국은 예방전쟁 차원의 원정작전을 말하는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말처럼 동맹의 성격은 언제든 변할 수 있다.

이렇듯 안보상황이 불확실하다. 그런데 우리 군통수권자의 리더십은 바닥이다. 따라서 차기 거국총리의 제1임무는 우리도 모르게 일어날 수 있는 재앙적 전쟁을 막는 일이다. 그러니 정치상황과 무관하게 외교국방 라인은 한 치의 흔들림도 있어선 안 된다. 위기대응에 만전을 기해야 할 60만 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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