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추자와 박정희 그리고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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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 편집부국장
1971년 발표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김추자가 부른 노래 ‘거짓말이야’는 박정희 정권에 의해 금지곡이 됐다. 금지곡이 된 이유는 가사가 저속하고 불신풍조를 조장한다는 것이었다.

당시 상황을 보면 금지곡이 된 이유는 명확하다.

박정희 정권이 독재를 영구화하기 위해 유신헌법을 제정하고 국회를 해산하는 등 초헌법적 정치행위를 일삼고 있는 상황에서 김추자가 “사랑도 거짓말, 웃음도 거짓말,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를 외치며 국민적 공감대를 얻었으니 정권에 미움을 사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정권 차원에서 간첩단 조작과 민청학련 사건 조작 등 거짓말을 일삼았으니 거짓말을 진실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의도가 분명한 시대였다.

이 때문에 정권 차원에서 거짓을 숨기기 위해 더 큰 거짓말을 지속적으로 동원해야 했다.

지난해 11월 10일 박근혜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국민을 위해 진실한 사람들만이 (국회의원으로)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해주시기 부탁한다”고 말해 이른바 ‘진실한 사람(진박)’이 회자됐다.

이후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박 대통령은 진실한 사람의 정의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진정으로 국민을 생각하고 나라를 걱정하는 그런 사람이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지금 우리 국민들은 ‘거짓말’이라고 믿고 싶었던 일들이 모두 ‘진실’로 밝혀지면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김추자가 그렇게 불렀던 ‘거짓말이야’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박근혜 정권이 그렇게 ‘사실이 아니다’라고 얘기했던 것들이 거짓말로 드러나면서 국민들은 분노를 넘어 씻을 수 없을 정도로 자존감에 상처를 입었다.

더구나 검찰의 수사 발표와 제기된 의혹 모두에 대해 ‘거짓말’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이제는 박근혜 대통령이 김추자의 ‘거짓말이야’를 목 놓아 불러야 할 판이다. 국민적 의혹이 제기됐다면 사실대로 국민들에게 의혹을 밝히고 잘못한 것이 있으면 법적, 도덕적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 진실한 대통령이다.

국민들을 상대로 아무도 믿지 않는 ‘거짓말’을 계속 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은 헌법 상 대통령일 뿐 더 이상 국민들의 대통령은 아니다.

최근 모 방송사의 인기 오락프로그램에서는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을 언급하며 세종대왕을 주제로 한 드라마를 집필했던 작가들을 만났다.

여기서 작가들은 다시 한 번 세종대왕의 ‘훈민정음(訓民正音)’에서 나타난 ‘애민정신’을 강조했다.

‘訓民正音’은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뜻이다. 여기에 글자의 배열을 바꿔서 그 뜻을 살펴봐도 세종대왕이 얼마나 백성들을 사랑했는가 하는 깊은 뜻이 담겨져 있다.

‘民音訓正’으로 바꾸면 ‘백성의 소리를 새김이 마땅하다’는 뜻이 되고, ‘民音正訓’으로 바꾸면 ‘백성의 소리를 바르게 새기라’라는 뜻이 된다. 또 ‘音正民訓’으로 바꿔도 ‘소리가 바르니 백성이 따른다’는 해석이 나온다.

‘애민정신’은 정치적 수사로 볼 수 있지만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은 그 정신을 실천으로 옮겼던 것이다.

‘애민정신’이 없는 대통령이 집권한 현 상황 때문에 ‘거짓의 유령’이 대한민국을 뒤덮고 있다.

진실은 알 수 없고 ‘거짓의 유령’이 판을 치고 있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있다.

대통령과 그녀를 둘러싼 무리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은 ‘진실’이다.

대통령은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른다고 한다.

대통령에게 ‘(최)순실’이 아닌 ‘진실’이 무엇인지를 국민들이 똑똑히 보여줘야 한다.

그래서 다시는 김추자의 ‘거짓말이야’가 히트치는 세상이 아닌 ‘진실이야’가 히트치는 세상이 돼야 한다.

‘거짓의 유령’이 세상을 호도하려고 하고 있지만 국민들은 유령의 실체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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