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물 외벽에 난 틈(창) 사이로 성산일출봉이 보인다

‘지니어스 로사이(Genius Loci)’는 바람, 빛, 물, 콘크리트를 통해 제주의 풍광을 담고 있는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건축 철학이 잘 드러난 건물이다.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 섭지코지에 있는 리조트 휘닉스 아일랜드 부대시설로 조성된 이 건축물은 ‘글라스 하우스(Glass House)’ 인근에 자리해 있다.

글라스 하우스가 동쪽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벌린 형태라면 지니어스 로사이는 땅 밑으로 잦아든 형태다.

매표소 건물과 탁 트인 야외마당을 지나 지하로 연결된 중심 공간으로 들어가는 구조로 돼 있다.

거대한 벽에 바람의 통로를 따라 들어가며 탁 트인 제주의 하늘을 올려다보게 했고, 건물의 외벽을 액자 삼아 바다 건너 성산일출봉을 배치했다.

   
▲ 지니어스 로사이 외관 전경.

건축물에 들어선 사람의 시선을 유도해내는 건축가의 솜씨가 탁월하다.

‘마을의 수호신’이라는 뜻의 지니어스 로사이는 인간과 자연, 공간이 합쳐지는 하나의 명상 공간이다.

제주의 삼다(三多·돌, 바람, 여자)를 품듯 노출된 콘크리트 벽체와 진입로를 따라 길게 뻗어있는 현무암 벽체, 완만하게 경사를 이룬 벽을 타고 흘러내리는 물줄기는 기존의 건축에 대한 개념마저 흔들어 버린다.

높은 장벽을 뚫고 안으로 들어가면 건물 내부가 서로 서로 연결되어 공간이 닫힌 것이 아니라 뚫려 있고 열려 있는 모습을 지녔다.

또한 하늘로 열린 벽체 기둥들은 온전한 자연의 빛을 건축물에 담아 낸다.

지하 공간은 안을 밭 전(田)자 처럼 4등분해 4개의 작은 정방형으로 돼 잇다. 그 안에 다시 열 십(十)자를 심어 통로를 만들었다. 동선을 길게 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미로 형태로 설계한 것이다.

지하 내부는 문경원 작가의 작품으로 총 3개의 전시관으로 구성됐는데 제1전시관은 나무를 통한 존재의 여정을 표현한 ‘Diary’, 제2전시관은 어제의 시간을 돌아보며 명상을 하는 ‘어제의 하늘’, 제3전시관은 성산일출봉을 마주하는 오늘의 공간인 ‘섭지의 오늘’로 꾸며졌다.

김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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