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형식 안에 현대적인 시상 얹은 다수 작품 큰 수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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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제주시조 지상백일장-입상작 55편 등 총 400여 작품 접수…3일 시상식

제주시조시인협회(회장 김영기)가 주최하고 제주신보(회장 오영수)와 제주특별자치도가 후원한 2016 제주시조지상백일장이 4개 전 공모 분야에서 당선작을 배출했다.


일반부에서는 윤빛나씨(제주시 구좌읍)의 ‘그 길 위에서’가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고등부는 양용준 학생(오현고 1)의 ‘해를 향하여’, 중등부는 양혁준 학생(오름중 1)의 ‘똑똑똑, 여기에도 사람이 있습니다’, 초등부는 강혜인 학생(광양초 5)의 ‘연과 얼레’가 각각 당선작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백일장에는 400여 편의 작품이 응모해 당선작 4편을 포함 총 58편이 입상했다.


지도교사상은 최지혜(애월고), 변온생(광양초), 최시영(이도초) 교사에게 돌아갔다.


심사위원들은 “시조는 3장 6구 12음보의 정형시이며 우리 시대의 노래다. 이에 따라 전통적인 형식 안에 현대적인 시상을 어떻게 얹고 문학성을 창출했는가에 심사 기준을 두고 심사했다”며 “제주시조의 앞날을 밝게 해준 다수의 작품이 이번 지상 백일장의 큰 수확”이라고 밝혔다.


시상식은 다음 달 3일 오후 2시 제주특별자치도교육박물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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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 소감

 

▲일반부 윤빛나(제주시 동복리) “마음 속 글의 조각 찾는 기쁨 알게 돼”

 

중학교 시절부터 글쓰기 공부에 전념해 왔습니다만, 지금도 어려운 건 사실입니다. 내 마음 밖에서의 풍경보다 마음 안의 그리움을 들여다보며 아름다운 글의 조각들을 찾아내는 기쁨을 조금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글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때, 저는 사랑을 생각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그 사랑 속에는 많은 이야기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문득 뒤돌아보니 제법 많은 실패가 있었습니다만, 가까운 곳에서 여전히 저의 미래를 기원해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립니다. 다시금 저를 달릴 수 있게 용기를 주시고, 제 부족한 글을 뽑아주신 심사위원님들과 제주시조시인협회에 감사드립니다.

 

 

▲고등부 양용준(오현고 1) “시조, 힘든 학교 생활에 용기와 희망 줘”


초등학교시절 훌륭한 선생님으로부터  시조를 배우면서 자그만 나라사랑은 우리 것을 찾고 아끼는 것이라고 알고 있다. 그 하나가 우리의 국시인 시조를 사랑하고 익히는 것이다. 고등학교에 와서 나의 생활의 한 부분은 어느새 수능에 대한 압박감과 함께 타악기 연주를 하고 싶은 마음이 조금씩 스며들면서 부모님과의 약간의 갈등이 생기곤 했었다.


‘저 밝은 태양(해)을 향하여 가슴을 쫙 펴고 앞만 보며 나가자! 한 겨울을 이겨내고 피아난 복수꽃처럼’ 이런 내 마음이 담긴 한수의 시조가 나에게 용기와 희망을 준다. 더욱 정진에 정진하여 시조사랑의 선도자가 되겠다는 결심으로 당선의 은혜에 보답하려 한다.

 

 

▲중등부 양혁준(오름중 1) “생각대로 적고 완성하고 보니 멋져”


요즘 NIE로 논술공부를 하고 있다. 신문에 나오는 사진이나 광고 또는 기사를 골라서 그것에 대해서 생각해보기도하고 내 생각을 말하거나 글로 쓰는 공부이다. 선생님의 시조백일장이라는 대회 참가 권유를 받은 후 신문에서 이 시조의 제목 “똑똑똑, 여기에도 사람이 있습니다”의 기사 내용을 읽으며 사진을 보는 순간 박스 안에 있는 사람들이 너무나 불쌍했다. 사진을 보면서 보이는 대로 써봤고 밑에 내 생각을 적었다. 완성하고 보니 멋졌다. 내가 썼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수상소감을 쓰는 지금도 믿어지지 않는다. 이제부터는 시조 쓰기에 관심이 많이 갈 것 같다. 정말 기쁘다.

 

 

▲초등부 강혜인(광양초 5) “얼레 엄마에 효도해서 날아갈 듯한 기분”


4학년 때 전학 와서 처음으로 글짓기 교실에서 동시조라는 걸 배웠습니다. 처음에는 동시조 형식에 맞게 음수율 맞추기가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3434/3444/3543’하면서 계속 쓰다 보니 동시조 쓰기가 쉬워지고 재미있었습니다. ‘연과 얼레’는 엄마는 얼레이고 나는 연인 것으로 비유해서 썼습니다. 엄마가 저에게 잔소리를 하시면서 바르게 키워주시려는 것이 얼레 같아서 그렇게 썼어요. 저는 연처럼 그대로 풀어주면 잘 날지 못하고 곤두박질 칠 것입니다. 

 

그래서 얼레 엄마가 그런 걸 바르게 조절해 줍니다. 그것이 엄마 사랑인 것을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깨닫고 엄마께 먼저 감사드려요. 그러니까 큰상을 받고  엄마에게도 효도한 셈이 되니 날아갈 듯한 기분입니다. 앞으로 6학년이 되어서도 우리 시조를 사랑하고 열심히 쓰겠다는 결심으로 뽑아주신 심사위원 선생님께 보답하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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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평 “중등부 양·질적 면에서 본보기 됐다”

   심사위원 김영기·강상돈 시인

 

일반부는 응모 편수도 저조하였을 뿐만 아니라 작품의 질적 수준도 심사자들을 만족시킬만한 작품이 잡히지 않아 상대적 평가 방법을 취하기로 했다. 그 결과 윤빛나씨의 ‘그 길 위에서’를  당선작으로 선정하게 됨이 다행이다. 그러나 ‘정형의 작은 그릇 안에 할 말을 잔뜩 담아놓아 독자들이 사유할 틈을 주지 않는다’는 점과 의고(擬古) 투를 지적하며 참신성이 모자라다는 약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해녀문화가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 등재됨이 확실시 되는 마당에 소재의 시의성과 퇴색해가는 효도에 대한 성찰을 환기 시키고 있다는 점에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아울러 일반부 응모작 10편이 고른 수준으로 내공을 쌓은 흔적이 뚜렷하여 발전 가능성에 기대를 걸며 당선작으로 밀게 되었다.


고등부는 한마디로 흉작이다. 지금까지 초·중등부에서 입상의 영예를 안고 나간 수많은 시조 영재들이 고등부에 들어가서는 다 어디로 갔을까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그러기 때문에 ‘그렇지!’라 거나 ‘기발하다!’라는 감탄을 주는 작품을 찾기가 어려웠다. 그런 중에서도 오현고 양용준 학생의 ‘해를 향하여’는 고교시절의 고뇌와 갈등을 극복하고 해를 향하여 ‘복수초 노란 송이처럼 내 가슴에 피어난다’고 자신의 의지를 상징화한 연시조로 활달한 기상을 형상화하여 시적 완성도를 높이 사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중등부는 본 행사 백일장에서 시조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선도적 역할을 했다고 보아도 무리가 아닐 정도로 응모의 양과 질적 면에 본보기가 되어 주었다. 전 응모자를 시상하고 싶을 정도로 애착이 가는 작품들이 많았다.


그 중에서도 오름중 1학년 양혁준 군의 ‘똑똑똑, 여기에도 사람이 있습니다’가 단연 돋보였다. 추석에도 집에 못가고 ‘달 보며 눈물 날까봐 /상자 안에 눕는’ 사람은 누구인지, ‘똑똑똑’ 노크하고 싶은 연민의 정이 저절로 우러나게 한다. 이처럼 시조라는 이름이 ‘시절 단가 음조(時節短歌音調)’에서 나왔듯이 신문기사를 보고 얻은 글감으로 현 세태를 형상화 한 솜씨가 시조의 본령이며 정신이라는데 점을 들어 흔쾌히 당선작으로 밀 수 있었다.


초등부는 한마디로 풍작이다. 그래서 저학년부와 고학년 부로 나눠서 심사에 임했다. 동시조는 단순 명쾌함에 그 묘미가 있다는데 모처럼 동시조의 특성을 살린 작품들을 초등부 입상작품에서 볼 수 있어서 흐뭇했다. 최종심에 오른 작품은 고학년부의 광양초 강혜인 학생의 ‘연과 얼레’는 ‘슬슬 풀면 저 멀리 날아가고 급히 감으면 곤두박질친다’는 요즘 가정교육의 실태와 엄마 사랑을 단적으로 암시한 점을 높이 평가하여  ‘연과 얼레’를  당선작으로 선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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