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을 위한 놀이터’가 아닌 ‘제2의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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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 제주한라대학교 교수/관광경영과/논설위원

제주도 ‘섬속의 섬’ 우도ㆍ마라도, 그리고 제주의 대표적인 브랜드 올레길 등에 방문객이 날로 증가하면서 쓰레기가 넘쳐나고 자연환경이 훼손되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우도해양도립공원을 찾은 관광객은 역대 처음으로 200만 명을 넘어서 하루 평균 5000명 이상이 방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고, 마라도 방문객도 한해 50만 명을 넘어서 하루 평균 1000명 이상이 방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객들이 지나간 자리에서 발생하는 우도 지역의 하루 평균 쓰레기 발생량은 4.08t으로 성수기에는 하루 5~6t에 달하고, 마라도는 월 평균 4t 정도로 마라도보다 크고 상주 주민도 많은 가파도의 2배에 달한다는 통계도 있다.

또한 올레길에도 사람들이 넘쳐나면서 종이컵, 비닐류 등 온갖 쓰레기가 넘쳐나고 있다. 그리고 일부 관광객들은 올레길을 벗어나 야생화나 나무 등을 채취하는 등 자연환경을 파괴 내지 훼손하고 있다.

오염물질이 생태계에 배출된 후 자연환경의 피해를 발견하기까지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뿐만 아니라 발견 즉시 규제를 가하더라도 피해가 완화되기까지에는 장시간을 요한다. 사전적이고 예방적인 조치 없이는 자연환경이 오염으로 입는 피해는 극심해질 것이다.

또한 자연환경은 한번 파괴되면 그 회복이 어렵다. 올레지킴이를 선발해 올레코스 청소, 올레코스 순찰, 탐방객 안내 등을 하고 있으며 자생단체의 적극적인 봉사 활동 등으로 올레길 쓰레기 줍기 등 깨끗한 올레길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관광객은 장소가 가진 고유한 특성을 소비하기 위해 해당 장소를 직접 방문하며, 지역사회는 장소의 고유성을 제공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한다. 즉 관광은 장소가 가진 물리적ㆍ상징적 특성을 기반으로 관광객과 지역주민이 상호작용하는 현상이다. 그동안 대량관광이 관광객 모객 및 수익에만 중점을 두고 관광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소홀히 해 왔으며, 많은 사람들은 관광여행하는 동안 ‘흔적남기기’, ‘습관’, ‘편리함’, ‘쓰레기를 부르는 쓰레기’ 등의 이유로 여행지의 자연환경을 오염시키거나 훼손시켜 온 것이 사실이다.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가 있는 히말라야 쿰부지역은 쓰레기 처리 원칙이 있다. 전문등반팀의 용변은 고락셉까지 수거해 와서 직접 소각하여야 하고, 비닐류 등 타는 것은 남체까지 와서 버려야 하며, 깡통ㆍ배터리ㆍ산소실린더 등은 카트만두까지 가지고 와서 폐기하여야 한다. 세계의 트레커들이 이곳 장소에 대한 남다른 애착과 소중함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매우 청정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관광객이 관광지를 친숙하고 소중하게 여기게 되는 것은 장소애착과 깊은 연관이 있다. 관광객은 장소에 친숙하고 긍정적인 감정, 즉 애착을 느끼게 될 때 해당 장소의 가치를 높게 인식하고 이를 보전하기 위해 노력하는 경향이 있다. 최근 착한여행, 책임여행, 공정여행 등에 대한 관심과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제주는 ‘유흥을 위한 놀이터’가 아니라 ‘제2의 고향’으로 생각해주길 당부하고 싶다.

이제는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변화해야 제주를 지킬 수 있다. 즉 해답은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의 마음가짐과 자세에 달려있다. 보물섬 제주는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재생산이 곤란하기 때문에 후세들에게도 제주를 방문할 수 있게끔 보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앞으로는 개인들의 욕구가 채워지는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현지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삶과 자연과 문화에 대한 존중을 하는 관광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제주가 잠시 머물다 떠나는 곳이 아니라 마치 내 집처럼 친숙하고 소중한 곳으로 여기며 환경을 잘 보전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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