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運命)은 재천(在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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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택. 전 탐라교육원장/수필가

새해 해맞이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일년이 저물어 간다.

기쁨, 슬픔, 즐거움, 괴로움이 어우러져 역사의 뒤꼍으로 사라지고 있다. 사람만이 아니다. 자연도 그렇다.

잎들도 세월과 함께하다 기력이 다해 결국 왔던 데로 돌아간다.

나무의 겨울나기는 동물이나 인간에 비하면 참혹하다. 그게 스스로 움직일 수 없는 식물의 숙명이다. 그래서 묘책을 찾았다.

겨울 이전에 가지와 줄기에 든 수분을 최대한 줄여 꽁꽁 어는 것을 방지한다.

잎은 죄다 단풍이 들어 떨어트리고 앙상한 가지만 남긴다. 혹한을 견디기 위해 제 살을 깎는 것이다.

찬바람이 부는 어느 날 휴대폰에 동창생이 운명했다는 문자 메시지가 떴다.

눈을 의심했다. 한동안 마음이 허하고 머리가 멘붕 상태가 되었다.

언제 보아도 활동적이고 생기가 넘치는 사람이었다. 2년을 더하면 칠순, 이 세상을 등지기에는 아까운 나이다.

우리는 이럴 때 운명은 재천이라 한다. 인간사를 주관함은 오직 하늘이라고 여겨 천명(天命)이라 위안 삼는 것이다.

그러나 남의 일처럼 치부를 드러내기엔 야속한 생각마저 든다.

과거에야 환갑이 되면 장수했다고 잔치를 벌이고 축하를 했다.

그런데 요즘은 100세 시대다. 60세는 아직 청춘(?)이라는 말까지 한다. 그렇다면 운명도 인과응보로 변화돼야 하는 것 아닐는지.

운명이 이미 정해져 있다손 치더라도 인간의 뜻과 의지가 반영되어 자신은 물론 사회도 변화가 가능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서다.

제주도가 한 통계에 의하면 ‘자살률, 교통사고율, 1인당 쓰레기 배출량이 전국 1위라’고 한다.

안 좋은 것은 죄다 제주도에 모아 놓은 느낌이다.

낯이 뜨겁고 부끄럽다.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한국의 보물섬, 청정 제주라고 자랑을 늘어놓다 보니 허황하게 되고 만 게 아닌가. 어안이 벙벙하다.

특히 제주도가 전국 시·도별 비만율이 가장 높다고 한다. 지역별로 금연, 절주, 걷기 등 3가지 건강 생활을 얼마나 실천하고 있는지 조사한 결과, 전국에서 제주도가 꼴찌로 나타났다. 걷기 운동을 가장 적게 한다는 것이다.

모 의대 교수는 ‘농촌 지역은 대부분 소득수준이 낮고, 운동시설이나 공원 등 각종 사회 인프라가 도시보다 부족한 편이며, 경제적 여유가 없다 보니 무절제하게 술, 담배도 하게 되고, 균형 잡힌 식사나 운동을 통한 건강관리를 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건강보다 중요한 게 있을까. 우리는 먹기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서 먹는 것이라면, 자신의 몸을 돌보는 데 한 치라도 게으름이 있어선 안 된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는 천재보다는 인재가 많다. 자신의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면 막을 수 있는 것들이다.

요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까지 터지면서 국정이 마비된 상태다.

대통령의 탄핵, 게이트 수사 등으로 사회가 혼란스럽다.

이럴 때일수록 개개인이 운명론을 탓하기 전에 스스로 책임을 지고, 공인(公人)은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 윗물은 흐리면서 아랫물 보고 맑으라고 호통쳐 본들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

월남이 패망한 원인은 고위층의 부정부패에 있었다.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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