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종수 전 육군사관학교 교장이 자택이 있는 서울 남산 인근에서 39년간의 군 시절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약속은 지켜야만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조직을 이끌어 가고 소통을 하려면 반드시 약속은 지켜야죠. 리더의 자세이자 본분입니다.”

 

지난해 11월 제주 출신 양종수 육군사관학교 교장(59)이 퇴임하며 39년의 군 생활을 마무리했다.

 

그는 육사 교장(중장) 재직 시 젊은 생도들과 철인 3종 경기를 완주해 ‘약속을 지킨 아름다운 지휘관’이라며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1981년 육사를 졸업한 그는 27사단 연대장, 수도군단 참모장, 30사단장, 2군단장 등을 역임한 정통 야전사령관으로 꼽힌다.

 

2014년 4월부터 2년 간 모교인 육사에서 교장을 역임하며 강한 체력과 극기력을 갖춘 호국의 간성을 배출해냈다.

 

“강원도 전방에서 주로 야전 지휘관을 맡았죠. 저를 키워준 모교에서 후배들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죠. 군 생활 마지막에 육사 교장을 맡은 게 보람을 느낍니다.”

 

그는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적응하고 극복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군 생활을 보냈다. 동료의식과 전우의식이 싹트려면 리더가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원도 춘천에서 2군단장(중장)을 맡을 당시 장병들과 아침 구보로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군단장인 그가 맨 앞에 섰다. 그 뒤로 연대장이, 이어 대대장, 중대장, 소대장, 사병들이 차례로 뛰었다. 최고 지휘관이 뛰다보니 아침 구보에 대한 불평은 쏙 들어갔다.

 

육사 교장이 된 후에도 5㎞를 생도들과 함께 뛰었다. 대령급 교수들도 구보에 참여시켰다.

 

“육사는 지식만 가르치는 곳이 아니란 걸 스스로 보여줬죠. 체력관리가 중요합니다. 몸이 건강해야 자신감이 나옵니다. 생도들이 어려운 임무를 극복하려면 체력은 기본이죠.”

 

그는 육사 교장 재직 시 8개 전 중대가 참여하는 ‘화랑 리그전’을 매주 열었다.

 

축구·배구·수영·럭비·테니스 등 경기 통해 중대 간 단결심을 고취시켰다. 3·4학년은 리더십을, 1·2학년은 팔로우십(동료애)을 배양하도록 했다.

 

체육대회에는 상점(훈육점수)을 부여했다. 경기에서 진 중대는 자발적으로 왜 졌는지 분석을 했다. 생도들은 자연스럽게 동료의식과 리더십을 배우게 됐다.

 

그는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종목인 ‘철인 3종 경기부’를 육사에 만들었다. 환갑을 앞둔 교장이 수영(1.5㎞)과 사이클(40㎞), 달리기(10㎞)를 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윗통을 드러내 수영을 하고 사이클을 탔다. 생도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교장이 철인 3종 경기를 연습하는 장면은 육사에선 보기드믄 볼거리였다.

 

지난해 10월 경남 통영에서 열린 트라이애슬론 월드컵대회에 양 교장은 남녀 생도 15명을 이끌며 대회에 참가했다.

 

참가자 전원이 완주를 했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생도들과 대회에 참가하겠다”는 약속을 지킨 것이다.

 

지난 1월 예편한 그는 국방기술품질원과 한국국방연구원에서 남·북한의 전력(戰力)을 연구하고 우리 군의 무기 체계를 검증하는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군복을 벗었어도 국가 안보와 통일 분야를 연구하며 사회 공헌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