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를 가를 수도 있는 칼륨 화합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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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철 제주대학교 화학·코스메틱스학과 교수

알칼리 금속인 칼륨(potassium, K)은 모든 생명체에 불가결의 영양소로 식물에서도 그의 생육에 중요하다. 차 잎을 소각하면 5~6%의 무기성분(회분)이 남으며, 그 대부분은 칼륨 성분을 포함하고 있다.


이 염화칼륨은 흔히 가성카리(potash)라 칭하는 것으로 염화나트륨과 마찬가지로 고대에 말라버린 호수의 퇴적물에서 추출되며, 현재도 많은 양이 지하 깊숙이 묻혀있다.


칼륨은 나트륨과 같이 체액의 주요 전해질이다. 칼륨은 나트륨과 함께 작용하여 체내의 수분 양과 산·알칼리 균형을 조절한다. 나트륨은 세포 밖에 주로 분포되어 있지만 칼륨의 95% 정도는 세포 안에 존재한다.


칼륨과 나트륨의 균형은 정상 혈압의 유지, 근육의 수축과 이완 등에 영향을 미친다. 칼륨은 세포내 각종 효소의 활성화 인자로서, 그리고 신경계의 작용이나 각종 세포의 삼투압의 조절 등에 중요한 인자로서 작용하고 있다.


칼륨은 체액에 이온 상태로 존재하며, 신경을 통해 자극이 전달되려면 신경 세포의 세포막에 있는 통로를 통하여 칼륨이온이 흘러들어가야 한다. 이러한 이온의 이동이 없으면 신경전달이 이루어지지 않으며, 죽음에 이른다.    이처럼 생명체에서 금속이온의 작용도 지대하다. 검은 색 맘바(black mamba) 독사는 신경세포의 칼륨이온 통로를 봉쇄하는 독을 사용하여 상대방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


이산화탄소는 인간의 삶에 절대적인 존재이지만 지구상에 지나치게 많이 방출되면 수많은 문제점이 발생한다. 이처럼 칼륨도 생명 유지에 필수적이지만 과량은 치명적일 수도 있다.


실제로 사형수를 처형할 때 혼합물의 치명적인 성분은 염화칼륨이다. 과량의 염화칼륨 용액을 주사하면 세포를 에워싼 체액에 칼륨이온이 생성된다. 이로 인해 신경자극을 위해 칼륨이온이 세포 밖으로 흐르는 것을 막게 된다. 이 결과로 심장 박동이 정지하게 된다.


다른 형태의 처형 방법에 비해 염화칼륨 주사법은 신체의 다른 장기에 해를 가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 방법으로 처형되는 죄수는 자신의 장기를 수술용으로 기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죄수의 장기를 기증하는 것에는 많은 논란이 있을 수 있다.


또한 염화칼륨은 나트륨 함량을 줄이기 위해 이용한다. 소금을 많이 섭취하는 나라에서는 소금의 짠맛을 유지하면서 염화칼륨을 첨가하여 나트륨의 함량을 28~60% 줄인 저나트륨 소금이 이용되고 있다. 이들은 염화칼륨과 칼륨이온의 쓴 맛과 금속성 뒷맛을 없애주는 다른 화합물을 포함하고 있다.


염화칼륨은 농가에서 비료로 필요한 존재이다. 칼륨이온은 질소, 인과 함께 식물 성장에 필요한 3대 필수 영양소이다. 산업혁명 후 증가한 인구는 이들 비료 덕택에 기아상태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폭발물 제조시에도 칼륨 화합물이 이용되었다. 질산칼륨, 숯, 황의 혼합물인 흑색 분말은 기원전 1000년 경부터 중국에서 이용되고 있었다. 그 이후에도 군사 목적, 건설현장, 불꽃놀이 등에 계속 사용되어 왔다. 칼륨염의 시료를 불꽃 속에 넣으면 연보라색(lilac)을 표현한다.


이제 굴지의 화학약품 생산회사가 된 Du Pont사도 초창기에는 흑색 분말을 만드는 것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인체를 비롯하여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물질, 칼륨 화합물도 다양한 기능을 발휘한다. 생사를 가를 수도 있는 이들 물질의 특성을 살펴보는 것도 건강 장수에 윤활유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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