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유착의 고리 끊어주세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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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회 제주대 교수 독일학과/ 논설위원

언론에 공개된 청문회장에서, 청와대 비서실을 총지휘하며 대통령을 보좌했던 우리시대의 원로(?)가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꾸는 바람에, “천당 가겠나”, “‘왕실장’이 아니라 ‘오리발 실장’으로 불러야겠다” 등의 말폭단을 초래했습니다. 스스로 여러 차례 개명하면서 사리사욕을 채우는 데에 급급했던 사람들과 그중 한 사람의 ‘컨펌’을 받아야만 본직을 수행할 수 있었다고 하고, 출·퇴근 개념이 아예 없어서 특별한 용무가 있을 때만 집무실에 나오고 대부분의 시간을 관저에서 보냈다고 하며, 지진이 일어나더라도 새벽에는 보고하지 말라며 애지중지했던 최순실 등 측근들의 보호를 받으며, 애간장이 타들어가는 국민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태평하게 단잠을 잘 수 있었던, 대한민국과 결혼했다는 ‘우리가 뽑은 대통령’을 위한 충성이 정말 대단하네요.

내뱉고픈 말이 너무 많아 문장이 길어졌네요. 동병상련이라고, 제 마음 이해하실 수 있죠? 앞으로는 짤막짤막하게 해볼게요, 최모씨처럼 평이하게! 아, 정말 답답하네요. 바로 우리가 뽑은 대통령이 이 정도밖에 안 되는 위인이었다니요. 대한민국과 결혼했다는 작자가 합의이혼을 거부하고 법으로 하자네요. 5000만 국민 중 이혼을 원하는 국민이 광장에 나온 2~300만뿐일까요? 이런저런 사정으로 광장엔 나가지 못하는 사람은 모두가 이혼을 원치 않을까요?

이렇게 답답한 건 대통령 때문만이 아녜요. ‘우리가 뽑은 국회의원들’도 그닥 다르지 않거든요. 그들이 정말로 정치다운 정치를 하지 않았단 말이죠, 자기들 욕심 때문에! 고 정주영 회장 생각나시죠! 정치자금 대는 지긋지긋한 일 그만두고, 그 돈으로 직접 정치해야겠다고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던 분! 밀실에서 이루어진 정치를 알 수가 없는 순진하기 짝이 없는 유권자들에게 정경유착의 실상을 알려주었죠. 바로 그 ‘옛날’에 우리가 뽑은 국회의원 ‘나리들’이 정치다운 정치를 했더라도 ‘박근혜 게이트’가 생겼을까요?

이번 청문회 스타는 국회의원이 아니라 대기업회장이라고 봅니다.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을 수 있게 국회에서 도와달라고 애원(?)했던 대기업회장님요! 청문회를 위한 공부를 제대로 한 국회의원이 없었다는 증거이기도 하죠. 아마 차기 대통령이 더 큰 관심사였을지도 모르죠!

그 대기업회장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국회의원은, 단언컨대, 전혀, 없습니다. 제2의 정주영과 제2의 최순실이 우리의 역사에 등장하지 않게 도와주세요, 제발, 국회의원 나리들! 대통령을 포함한 모든 정치인들이 정치인다운 정치인이 될 수 있게요. 필요하다면 헌법을 바꿔서라두요! 새 대통령이 뽑히기 전에, 꼭요! 새정부가 들어서면 불가능할 게 뻔하잖아요. 잠자리에 들면 퇴근한 것이요 일어나면 출근한 것으로 인정해주는(누가요?) 대통령이나 그런 대통령의 눈과 귀를 막고 사리사욕을 채우는 탐관오리들, 그리고 적당히 이들의 비위를 맞추며, 대부분의 시간을 구중궁궐 내실에서 보내는 덕택(?)에 마주치게 되는 일이 거의 없는 사람의 ‘레이저 빔’만 피할 줄 아는 능력만 갖추면 태평성대를 누릴 수 있는 정치가들. 뿐만 아니라 바로 이런 동아줄들 중 하나만 잡아도 태평성대를 누릴 수 있는 경제인들이나 학자답지 못한 학자들까지. 그 많은 사람들의 악취나는 특권, 내려놓을 처리장 찾기도 어려울 거예요, 새정부가 들어서버리면. 이런 일은 선거운동이 끝나기 전에 처리해야 해요. 적어도 그 기간에는 정치인답지 않은 정치인은 없으니까요.

해도해도 답답한 마음 풀리지 않네요. 앞에서 한 약속 지킬 자신도 없으니, 그만 내려가렵니다, 필자의 자리에서. 방금 전화가 왔네요, 탄핵가결을 축하한다는. 그러니 한 마디만 더 하고 내려갈게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국회의원 여러분! 정경유착의 고리 먼저 끊어주세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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