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의 현실, 100세 시대 삶의 방식을 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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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구. 애월문학회장/시인/수필가

육십 평생이란 말은 이제 100세 평생으로 바뀌고 있다. 생애 주기가 길어진 만큼 삶의 방식과 사회시스템, 국가정책의 틀도 변화해야 한다. 70세에도 충분히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데 스스로 늙어버렸다는 인식을 갖는다면 삶의 변화를 맞이하는 데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사회적으로 은퇴하고 주류에서 밀려나는 것으로 여기는 인식도 이제는 바꿔나가야 한다. 그리고 개인 역시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요즘과 같은 시대에는 ‘평생직장’에 얽매일 것이 아니라 시대와 인생 주기에 따라 새로운 정보기술(IT) 등을 배우고 적응하며 살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향후 4∼5년 동안 진행될 베이비붐 세대의 본격적인 은퇴가 사회 전반에 미치는 충격이 엄청나게 클 것이다. 부모를 부양하고 자녀를 양육하느라 정작 본인의 은퇴 준비는 엄두도 못 낸 것이다. 이들에게 조만간 다가올 ‘은퇴’는 당황스럽고 불안한 미래다. 그리고 이것은 결코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자녀에게 부양받기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베이비붐 세대는 자력으로 노후를 살아가야 한다.

그리고 현재 한국의 기대수명은 1971년생 남성의 경우 절반 이상이 94세까지 살고, 여성은 절반이 96세를 넘기는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정부와 자치단체들도 100세 시대에 대비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대책을 마련하여야 한다. 급속하게 진행되는 고령화 추세를 감안하면 정부 차원의 100세 시대의 사회 대비책은 이미 늦은 감이 있다.

100세 시대는 엄청난 사회적 충격을 수반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등 사회보장제도는 평균 수명 80세를 기준으로 설계돼 있다. 우리의 100세 시대 안전한 노후 대책이 없는 게 안타까운 현실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본격적인 은퇴와 함께 재정 파탄·노인 빈곤·노인 자살·세대 갈등 등 사회 문제들을 예고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서 장수(長壽)는 축복이었다. 하지만 100세 시대가 박두하면서 국민들의 의식도 급변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30~6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43.3%가 90~100세까지 사는 것이 축복이 아니라고 했다. 100세 시대가 재앙일지 모른다는 우울한 진단이다. 100세 시대는 과학과 의학의 진보가 가져다 준 선물이지만 사람에 따라 끔찍한 비극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100세 시대, 인생은 후반전이다. 운 좋게 60세에 퇴직해도 40년을 더 살아야 한다. 살 날은 많은데 계속 아무 일도 안 하고 지내는 것은 고역이다. 우리보다 앞서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일본의 경우 나이든 이들이 초라해 보이는 직업을 갖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일에 대해 먼저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적당한 경제력과 건강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그 긴 세월이 신산(辛酸)한 고통이다. 여기에다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주위 사람들이 없다면 누구든 고독한 말년이 될 것이다.

선진 사회에서는 장수는 축복이며 단지 대가를 지불할 뿐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역동적인 100세 시대를 맞으려면 우리 사회의 노인에 대한 인식부터 바꾸고 국가의 정책 틀도 완전하게 손질해야 한다. 지혜와 경험을 갖춘 65세 이상도 다양한 방법으로 사회참여를 제도적으로 마련할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이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 농업혁명, 산업혁명, 정보기술(IT) 혁명에 이어 유쾌한 실버혁명을 일으키고, 행복한 실버사회로 바꾸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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