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동안 내 눈 대신해준 아내에게 영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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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이재성씨 방송통신대 ‘학사모’
26일 졸업식서 성적우수상도 받아


“4년 내내 늘 곁에서 도와준 아내와 지난해 7월 지병으로 세상을 등진 아버님께 이 졸업장을 바칩니다.”

26일 방송통신대학교 제주지역대학 교육과를 졸업한 이재성씨(36)는 이날 남다른 감회에 젖었다.

중학교 시절 갑자기 찾아온 질병으로 앞을 보지 못하게 된 이씨는 여러 차례의 수술에도 시력이 회복되지 않아 병원에서 1급 시각장애인 판정을 받았다.

배움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이씨는 당시 다니던 중학교를 포기하고 영지학교에 입학, 중등과정을 마치고 다시 방송통신고를 거쳐 1999년 방송통신대에 입학했다.

여느 학생과 다를 바 없이 빡빡한 전공 수업을 듣고 학기말 시험을 치러낸 이씨는 “강의 내용을 보고 필기할 수가 없어 아내가 대신 대필과 녹음을 해주고 함께 시험공부도 하며 도와줘 이렇게 졸업까지 하게 됐다”며 아내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씨는 이날 졸업식장에서 시각장애를 딛고 성적우수상까지 받아 주위를 감동시켰다.

“아버님이 이 자리에 함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아버님 영전에나마 졸업장을 바칩니다”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힘들 때마다 격려해주고 등.하교를 같이 해준 아내 김미숙씨(35)는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주고 싶어도 한계에 부딪힐 때가 많았다”면서 “그래도 4년 과정을 무사히 끝마칠 수 있어 누구보다 행복하다”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제주시 중앙로 소재에서 자영업을 하며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이씨는 “우리 주변에 소외받고 고통받는 이웃들에게 도움을 주며 살고 싶어요”라고 말하며 활짝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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