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관광의 새로운 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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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상열. 한국한의약연구원 원장

지난 12월 초 세미나에서 일본의 마에다신지 한방스타일협회 대표가 제주의 관광산업에 일침을 놓은 바 있다. 그는 “일본인 관광 1세대는 기생관광과 카지노 등 유흥을 겸한 관광이었다. 이어 한류 트렌드에 제주도를 찾은 시기가 있었다. 그러다 환율 인상과 정치적 문제로 시들해지더니 그 후 제주와 왕래가 적어지면서 비행기 편도 적어지는 악순환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가장 뼈아픈 말은 다음 말이었다. “일본 관광객 감소의 본질적 이유는 ‘제주 관광의 핵’이 없다는 것이다.”

요즘 저가 제주 관광의 체질을 바꿔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500만 관광객이란 자랑이 무색하게 관광업 종사자들을 비롯한 도민의 소득 수준은 전국 바닥권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대, ‘제주도 관광의 핵’을 어디서 찾아야 할까. 삶의 질과 관련 있는 고부가가치 관광의 하나로 의료를 연계한 관광에서 열쇠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웰니스 트렌드, 인구 노령화로의 변화 흐름은 제주가 한방 의료관광의 최적지라고 웅변해주는 듯하다. 청정자연에다 불로초, 서복의 전설, 800여가지의 약용 자원 등 한의학 연계 자원 또한 다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많다.

이달 초 제주한의약연구원 주최로 제주에서는 처음으로 한방의료관광 활성화 세미나 및 일본인 대상의 팸투어가 개최되었다. 현재 제주의 한의학 해외환자 유치 실적이 전무한 상황인데도 세미나의 발표 연사들은 앞다투어 제주 한방의료관광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였다. 그중 한 사람이 위에서 언급한 일본의 마에다신지 한방스타일협회 대표다. 그는 일본인들을 다시 불러들일 제주관광의 콘셉트로 ‘한의학’을 주목하였다.

제주가 자랑하는 청정한 공기, 뛰어난 자연경관은 일본의 관광지도 못지 않다고 강조한다. 자연경관만으로는 차별화가 미흡하다. 마에다신지 대표가 제안한 것은 ‘제주 관광의 핵’으로서의 한의학 힐링 콘셉트였다. 몇해 전부터 일본에서는 한의학을 비롯한 대체의학 붐이 일고 있으며 한국의 한의학을 배우자는 모임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일본의 노인인구 급증과 의료 적자는 국가적 문제이며, 약으로 연명하는 만성질환 노인들의 의료비 증가 속에서 일본 사회가 건강한 노년을 누리기 위해 예방적 차원의 라이프사이클을 원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한의학적인 생활습관으로 삶의 스타일을 바꿔보자는 모임들이 생겨났고 이 중에 하나가 한방스타일협회이다.

세미나와 병행한 팸투어 결과, 제주시 도심 뿐 아니라 읍면 지역의 한의원 시스템 또한 만족도가 있었다고 하니 이들을 대상으로 한 제주 한방 의료관광의 가능성을 적극 고려해보아야 할 것이다.

현재 장기 체류형 관광을 목적으로 한 일본 노인들이 동남아로 몰리고 있다. 이들을 어떻게 다시 제주로 불러들일까? 말레이시아와 태국에 한의학이 없다는 점이 차별점이 되지 않을까?

고령화시대인 요즘 사람들의 가장 큰 관심은 건강한 노년이다. 일본과 중국도 예외일 수 없다. 이러한 점에서 제주의 청정자연과 연계한 한의학 체험 프로그램은 일본과 중국의 관광객들에게 매력적이다. 장기체류 관광객의 1차적 애로사항이 의료서비스라는 점에서도 한의학은 이들에게 유용하다.

장기 체류형 한방 의료관광은 개별 한의원의 수익증대뿐만 아니라 제주산 한약재 사용, 고소득 일자리 창출, 숙박 등 다양한 연계 산업을 통해 도민의 소득을 올리는 방안이 될 것이다.

제주관광의 체질 개선을 부르짖는 요즘, 고부가가치 관광인 체류형 한방 의료관광의 육성을 위해 다양한 정책들을 구비해나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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