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삼일(作心三日)
작심삼일(作心三日)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김대영 편집부국장
작심삼일(作心三日).

매년 새해가 되면 몸과 마음을 새롭게 다잡고 각오를 다지면서도 가장 두려움으로 다가오는 말이다.

정유년(丁酉年) 새해가 밝은 지 어느덧 6일째다.

지난해 사상 초유의 국가적 혼란 속에서도 대다수 국민들은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다.

새해에도 국민들은 어김없이 소망을 기원하며 목표를 정했다.

하지만 뜻한 바를 이루기는 쉽지 않다.

새해 각오가 벌써부터 흔들리는 이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마음먹은 지 3일을 넘기지 못한다’는 의미의 ‘작심삼일’을 반복하기 일쑤다.

새해 결심은 고대 바빌로니아에서 시작된 것으로 전해진다.

바빌로니아인들은 당시 달력에 따라 새해가 시작되는 3월이 되면 11일간 축제를 열었다.

지난해 빌렸던 물건이나 도구를 갚아 빚에서 벗어나고, 남에게 덕을 얻는 것을 새해 결심으로 삼았다.

이처럼 오랜 전통을 가진 새해 결심이 ‘작심삼일’로 끝나는 이유는 대부분 의지가 처음과 같지 않거나 다짐을 지키기 위한 구체적 계획이 없어서라는 설문 조사 결과도 있다.

전문가들은 새해 각오가 ‘작심삼일’로 끝나지 않으려면 다른 사람들에게 새해 각오를 널리 알리라고 조언한다.

새해 각오를 비밀로 유지하면 아무도 나의 목표를 확인하지 않아 그만큼 포기하기가 쉽다는 것이다.

지난해 1000만명의 광장에 모여 ‘촛불 탄핵’을 이뤄냈다.

처음 시작 때만 해도 국민들이 하나 둘 켜기 시작한 촛불이 ‘작심삼일’에 그칠 것으로 생각한 세력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지난해 1000만개의 촛불은 정치인들의 선의와 양식을 믿지 않는데서 시작됐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라는 일치된 목소리가 광장에 모이면서 국민들의 절대적 지지를 이끌어 냈다.

하지만 새해가 되면서 ‘촛불의 뜻’과는 거리가 먼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촛불의 뜻’은 촛불과 대척점에서 살아온 자들, 개혁의 의지가 없는 사람들이 또 다시 득세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최근 정치권의 움직임을 보면 마치 ‘촛불의 뜻’이 자신의 뜻인양 대통령이 되겠다는 이들이 넘쳐나고 있다.

‘촛불의 뜻’을 왜곡해 집권을 위한 하나의 도구로 생각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박 대통령 탄핵이라는 일치된 목소리를 내던 촛불이 특정 후보들의 지지 촛불로 바뀌면 역사의 실패는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

1000만의 촛불이 ‘작심삼일’이 되지 않으려면 탄핵을 넘어 그 다음을 생각해야 한다.

촛불이 모인 광장의 함성이 기득권 세력들에 의한 구체제를 무너뜨리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체제를 건설하는 새로운 역사를 써야 하는 것이다.

아직도 기득권 세력들은 ‘광장의 촛불’이 바람이 불어 꺼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이제는 실패의 역사를 되풀이 하지 말아야 한다.

민주주의가 얼마나 소중하고, 이 가치를 지켜내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지난해 우리는 뼈저리게 느꼈고 지금도 힘든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촛불 이후의 촛불’을 준비하는 것을 정유년 새해의 목표로 삼아 여정을 떠나야 한다.

제야의 종소리와 함께 구체제를 떠나보내고, 새해 힘차게 떠오른 해처럼 새체제를 맞이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또 다시 ‘작심삼일’을 떠올리며 후회할지도 모른다.

국민들이 정치 엘리트들의 종속변수에 머물지 말고 구심점이 돼야 새체제를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은 너무나도 명확하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